재계, 투명경영 한걸음… `주주친화 정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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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투명경영 한걸음… `주주친화 정책` 강화

박정일 기자   comja77@
입력 2020-02-12 20:22

삼성전자·현대차 등 도입 발표
분기 배당 확대·소통강화 나서
"정부, 경영권 방어장치 생각해야"


지난해 SK네트웍스 명동 사옥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 현장 모습.




주주총회 '전자투표' 확산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그룹까지 전자투표제 전면 도입을 발표하면서 재계 전반에 '투명경영'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칼까지 전자투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재계 일부에서는 기업들이 투명경영·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경영권 방어장치를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포스코강판, 깨끗한나라 등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ICT, 포스코엠택 등 상장사 4곳이 지난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했고, 올해 포스코케미칼까지 도입을 완료하면 모든 상장 계열사가 전자투표제를 시행한다.

전자투표는 2017년 말 섀도보팅 폐지 후 의결권 확보 차원에서 최근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한화그룹의 주요 상장 계열사를 비롯해 SK㈜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 주요 계열사들이 전자투표제를 도입했고, CJ도 2018년부터 전자투표제 도입 계열사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한진가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진칼 역시 전자투표제 도입을 결정했다.

예탁결제원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전자투표를 이용한 곳은 663개사로 전년보다 35% 증가했고, 참여 주주 수는 10만6259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 밖에도 SK그룹 등은 정부의 움직임에 발맞춰 주주들의 의결권 참여를 돕기 위해 지난해부터 '슈퍼주총데이'를 피해 주총 날짜를 잡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기업 투명경영 강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최근 전자투표제 도입을 독려하기 위해 상법 시행령을 개정해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재계는 이 밖에도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5년에는 3년 간 프리캐시플로(Free Cash Flow, 순현금수지)의 30~50%를 배당·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았고, 후속으로 올해까지 분기 배당 확대 등으로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계획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중이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로 CEO 인베스터 데이를 신설하는 등 주주와의 소통을 늘리는 중이고, 자사주 소각과 잉여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한 신 배당정책,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 등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작년 결산배당과 순이익을 발표한 137개 상장사의 2019사업연도 현금배당 합계(중간배당 포함)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들 상장사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보다 41.97%나 줄었지만, 현금배당 합계는 단 3.18%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달 재계의 반발에도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기업 경영 참여를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등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비롯한 재계 단체들은 "반 시장적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헤지펀드 등 외국 자본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포이즌필'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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