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구체적 일정 조율"
총선 앞둔 정치권 셈법 제각각
시진핑(習近平·얼굴) 중국 국가주석이 예정대로 올해 상반기에 방한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날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방한 시기에 따라 총선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 주석의 방한이 예정대로 추진된다는 소식과 관련해 16일 "예상했던 내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시 주석의 정확한 방한 시기는) 양국이 공동으로 발표를 해야 해, 아직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지난 15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뮌헨 안보회의 참석 과정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한 뒤 "시 주석의 방한 문제는 양측이 조율했던 대로 추진한다는 데 변함이 없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25일 한·일·중 정상회의 직후 청와대 관계자가 "시 주석의 내년 상반기 방한은 거의 확정적"이라고 한 말을 재확인한 것이다.하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좀 더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해, 시기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에 시 주석이 오는 4월 15일 열리는 총선 전에 방한할지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야권을 중심으로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조치 주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방한할 경우 논란이 증폭돼 여야 모두에 '세 결집 효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선 총선 전 시 주석의 방한이 총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문제만 아니라면 당장 한한령(限韓令) 등과 관련된 문제는 물론 북한 개별관광, 미·북 간 북핵협상 등 중국과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하다. 시 주석의 방문만으로 이 모든 내용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반면 야권에선 반발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최근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의 성능을 개량하는 사업을 통보하고, 추가 발사대 배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도 문재인 정부에는 난감한 대목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시 주석 혼자 방문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사절단 등 수많은 인사가 올 텐데,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조치를 주장하는 야권의 목소리를 청와대가 전면 거부한 것으로 비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사드 관련 미국의 움직임과 관련해선 "청와대로선 미국이 움직이면 오히려 중국을 압박할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총선을 앞두고 온다면 총선용 이벤트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의 방한은 지난해 말 한·일·중 정상회담이 열린 직후에는 총선 직전인 3월 방한설이 유력했으나, 중국이 매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내 일정이 많은 데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6월 방한설도 떠오르는 상황이다. 일본 역시 시 주석의 4월 방일설이 여전한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일본 정치권을 중심으로 연기론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의 방일이 연기되면 방한 일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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