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 中 경제적 교류 비중 커져
고용시장 질적 악화 심화 우려
겨우 반등세를 보인 우리 고용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에 다시 병상에 누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나락없는 추락을 했던 우리 고용지표가 올 1월 반짝 반등세를 보인 상황이다.
중국 경제의 규모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와 크게 달라지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경제활동인구(15~64세)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가 국내에서 발병했을 당시 고용률은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2003년 사스 발생 직후인 5월부터 1년간 고용률은 최저 58.6%(2014년 1월)에서 최대 60.5%(2004년 4월)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5년 메르스가 발생한 5월 이후 1년여 동안에도 고용률은 60%대에서 약 1% 포인트(p) 오르내리는 정도에 그쳤다.
전염병 등 단기적 요인이 보다 장기적 요인에 의해 움직이는 고용시장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는 게 정설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를테면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임금구조를 변화하는 등 장기적인 영향에 따라 고용도 변화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의 코로나 19의 경우 사정은 다를 수 있다는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발병국인 중국과의 인적·경제적 교류 비중이 먼저 발생했던 감염병 때보다 더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메르스 발병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발병국)의 국내 관광객 비중은 0.1%에 불과했지만, 중국은 지난해 기준 34.4%에 달했다. 현재 대(對) 중국 수출 비중도 27%대로 사스 때인 14.6%보다 10%p 늘어난 상태다.
무엇보다 우리 고용시장이 재정으로 성장하면서 질적으로는 지속적인 악화상태라는 점을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반영되지 않은 지난 1월 정부 발표 고용률은 66.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정 투입으로 노인 일자리는 늘었지만, 정작 경제 허리인 40대 일자리는 크게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 19 전염 사태로 재정으로 인한 고용동향은 더욱 늘어날 수도 있지만, 정작 산업 전반의 경기 악화로 인한 질적 악화는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리 고용동향의 수치와 실질 상황과의 괴리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코로나-19로 노인 활동이 위축되면서 노인일자리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의 90%가 60대 이상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2월부터는 고용률 수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규직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도 "지금 고용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는 60대 이상 일자리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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