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61세 女 31번 확진자 발생
여행력 없어 방역망 벗어난 사례
코로나19 사태 새로운 국면 맞아
"지역사회 초점으로 체계 바꿔야"
日크루즈선 탑승자 5명 오늘 귀국
사진 = 연합뉴스
정부의 방역망을 벗어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가 또 나왔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 특정 지역을 방문하지 않은 일반인이 이틀 연속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기존 해외 방문자 중심 방역체계를 지역사회 확산에 대비한 방역체계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새로 확인된 31번째 환자(61세, 한국인 여성)는 2019년 12월 이후 현재까지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 환자는 대구 수성구 보건소를 방문해 실시한 진단검사 결과 18일 최종 확진됐다. 현재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대구의료원에 격리 입원 중이고 환자 상태는 안정적이다.
전날 확진된 29, 30번째(29번째 환자의 부인) 환자에 이어 31번째 환자까지, 해외여행력이 없고 확진자와의 접촉력도 밝혀지지 않았다. 환자들이 어떻게 감염됐는지 파악하기도 어려운, 이른바 방역망 밖 환자 발생이 잇따르면서 방역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해외 방문자들을 중심으로 한 감염에서, 일반인 중심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일반 지역사회로의 감염확산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날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번 코로나19 발생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면서 "17, 18일 여행력이 없는 환자가 3명이 보고된 상태로, 아직 역학적 연관성에 대해 단정하긴 어렵지만 사례정의를 확대하고 또 많은 검사를 시행하게 되면 이와 유사한 환자들의 보고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초에는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환자와 그 환자의 지인들, 밀접접촉자 중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양상이었다"며 "그러나2월 중순경부터 지역사회의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들이 각국에서 많이 보고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국의 방역체계 역시 지역사회 감염 차단에 초점을 두고 전면 수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사례정의에 따라 소수의 의심환자를 보건소나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의료기관으로 안내하고 유도해 왔던 지금까지의 전략에 대한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지금이 지역사회 감염 전파가 본격화되는 시점인 만큼, 특단의 대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한편 이날 정부는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타고 있는 한국인 4명과 일본인 배우자 1명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대통령전용기(공군 3호기)를 띄웠다. 수송기는 19일 오전 8시쯤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들 귀국자들은 국립인천공항검역소 내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에서 14일간 격리생활을 하게 된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 전용기 투입은 지난 3일부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귀국을 희망하는 우리 국민을 귀국시키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크루즈선에는 승객과 승무원 3700명이 타고 있었으며, 한국인은 승객 9명과 승무원 5명 등 총 14명이다. 한국인 탑승자 중 확진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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