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의총 '흡수통합' 갈등 수면위
정병국 "왜 우리만 인사" 반발
미래통합당 황교안(앞줄 오른쪽 두번째) 대표와 의원들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첫 의원총회에서 미래통합당 핑크 수건을 펼치며 합당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창당 전부터 제기됐던 '흡수 통합' 갈등이 결국 수면 위로 올라왔다.
통합당 의원들은 18일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상견례 수인사'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정병국 의원은 통합당 지도부가 새로운보수당 출신 의원들을 앞에 세워 인사하게 하자 "다 같이 만든 당이 아닌가. 왜 우리만 인사해야 하나"라며 반발했다.
통합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총을 열고 임시국회 대응과 총선 승리 전략 등을 논의했다. 이날 의총에는 한국당 출신 의원과 정병국·이혜훈·오신환·유의동 등 새보수당 출신 의원, 미래를 향한 전진4.0(전진당) 대표를 지낸 이언주 의원 등이 참석했다.
통합당 지도부는 이날 새보수당·전진당 출신 의원들의 자리를 행사장 앞쪽에 지정석으로 마련하고, 이들을 단상 앞으로 불러 인사하도록 했다. 당 대 당 통합이 아니라 새보수당과 전진당이 한국당에 흡수 통합된 것처럼 자리를 꾸린 셈이다.
정 의원은 즉각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정 의원은 "통합당은 함께 참여를 하는 것이다. 앞에 나온 사람들이 새로 들어온 것이 아니고 함께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따로 자리를 만든 것에 심히 유감"이라고 항의했다. 정 의원은 "우리는 하나가 된 것이 아닌가. 왜 자리를 따로 만들어놓고 우리가 나와야 하는가"라며 "당 지도부가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따졌다. 정 의원이 불만을 터뜨리자 한국당 출신 의원 사이에서도 "맞는 말"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모든 의원들이 함께 일어서서 인사할 것을 제안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날 의총에서 나온 잡음은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통합을 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화학적 결합은 이뤄내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날 통합당 출범식에 불참한 유승민 의원은 이날 의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통합당 지도부도 이를 인지한 듯 이날 다시 한번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외치며 하나로 뭉칠 것을 당부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문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라고 하는 대의를 깊이 가슴에 새기고 늘 국민이 우리를 지켜보신다고 하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정치도 추위가 가시고 봄이 올 날이 멀지 않았다. 그날까지 모두 힘내고 각자의 자리에서 승리해 모두가 승리하는 결과를 이뤄줄 것을 기원한다"고 했다. 심 원내대표도 "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기 위한 중차대한 선거이고 대한민국의 미래 운명이, 국가 운명이 달려 있는 선거"라며 "앞으로도 국민 뜻을 받들기 위해, 그리고 선거에 승리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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