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금 포탈땐 엄정 처리
불공정 행위 지속적 대응나설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 이후 가족 명의 위장업체를 통해 마스크 수백만개를 매점매석한 의약외품 도매업 사업자가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수십억원의 성공 보수 등을 감추려 지인 변호사를 고용해 위장 사무실까지 꾸린 변호사도 세무조사 당국에 적발됐다.
국세청은 이 같은 내용의 전관 특혜, 고액 입시, 민생 침해 등 지능적·편법적으로 납세 의무를 회피하는 불공정 탈세혐의자 138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세무조사를 받는 대상자는 전관 특혜 관련자 28명, 고액 입시 관련자 35명, 마스크 매점매석 등 민생 침해 관련자 41명, 사무장 병원 운영 관련자 34명이다.
유형별로 보면 변호사 A씨는 고액의 대형 사건을 수임하면서 성공보수금 등 수수료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자 지인 변호사를 고용했다. 이후 명의위장 사무실을 설립해 수입금액을 분산하는 수법으로 100억원 이상의 수입금액을 누락했다. 또 친인척·직원 명의를 도용, 차명계좌 수십 개를 개설하고 수수료 등이 본인 계좌에 입금되면 차명계좌로 500만~1000만원씩 쪼개 송금한 후 즉시 현금화해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이를 통해 수입억 원의 부당한 수입을 챙겼다.
의약외품 소매업자는 원가 10억원어치 고급형 마스크(개당 1200원) 83만개를 사재기하고 개당 3000원에 전량 판매했다. 이후 소득이 크게 늘어나자 15억원 상당의 거짓 세금계산서를 수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입시 컨설턴트 역할을 해 유명세를 떨친 이른바 '현대판 김주영 샘'도 세무당국에 포착됐다. B씨는 강남 대형 학원에서 고액 연봉을 받고 유명 논술 강사로 활동하다가 직접 논술 전문 학원을 세워 다수의 지점을 운영했다.
소위 'SKY(서울·연·고대)'와 서울 상위대학 진학 희망자별로 10명 미만의 소수 그룹을 구성, 회당 약 100만원의 '고액 논술 및 1대1 면접특강' 강좌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B씨는 수강 사실 노출을 기피하는 학부모들에게 친인척 상담실장 명의 수개의 차명계좌로 수강료를 입금 받아 고의로 수입금액 신고를 누락시켰다.
또 본인의 급여를 소속 강사 대비 50% 수준으로 신고해 강사들에게 허위로 연구비를 지급한 후 차명계좌를 통해 회수하거나 허위 용역비를 계상해 불법 비자금을 조성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차명계좌 이용, 이중장부 작성 등 고의적으로 세금을 포탈한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정히 처리할 것"이라며 "특히 전관특혜, 고액입시, 마스크 매점매석 등 특권과 반칙을 통한 불공정 탈세행위에 대해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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