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올 1분기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세계 주요 IT 제품 출하량이 두 자릿수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가동을 멈추면서 IT 산업 전반이 침체기에 빠진 것이다.
◇스마트폰 등 생산 두자릿수 감소…자동차도 수요 급감= 1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코로나-19가 세계 하이테크 산업에 미치는 포괄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워치의 경우 올 1분기 전체 출하량이 1210만개로 전년 동기(1440만개)보다 16.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 측은 "스마트워치 등의 제품 조립은 주로 광둥·장쑤·저장성에서 이뤄진다"며 "노동력과 자재 부족으로 올 상반기로 예정한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면서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스마트폰과 노트북 역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4%, 12.3% 출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스마트폰의 노동집약적 측면과 중국발 세계 경제 부진 등이 생산·소비 전반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이 작년보다 1.6% 감소(13억8800만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밖에도 스마트스피커와 비디오게임 콘솔도 각각 12.1%, 10.1% 감소하며 두자릿수 출하량이 줄고, 모니터와 TV, 자동차 출하량은 각각 5.2%, 4.5%, 8.1%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생산 뿐 아니라 판매도 급격히 위축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자동차 시장이 생산에서 배송, 판매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구매자가 직접 방문해야 하는 등의 특성을 고려할 때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에 따라 중국 시장의 1분기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25~30% 가량 감소하고, 같은 기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역시 14%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파운드리·태양광·5G 직격탄…메모리·배터리 등은 제한적= 보고서는 이와 함께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광통신 등 주요 부품·인프라 산업 역시 업종 특성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예측했다. 먼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경우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도시 외곽에서 오기 때문에, 교통 상황과 노동력 부족 등으로 팹 가동률이 단기간에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주도하는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자동화율이 높고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1분기 D램 가격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LCD 패널의 경우 노동력과 물류·운송 등의 문제로 제조 불확실성에 직면하는 대신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을 예상했다. 다만 지난달부터 가격 상승세인 TV용 패널에 비해 모니터와 노트북용 패널의 경우 수요·공급의 동반 부진으로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또 5G로 성장 중인 광통신 산업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우한이 전 세계 광섬유 생산 용량의 2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통신 산업의 타격이 5G 시장 전체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태양광 산업의 경우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물류망 마비로 모듈 생산과 관련한 폴리실리콘 등 원자재·부품 등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이에 따른 해외 프로젝트의 지연과 신규 발주 연기 등의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다만 LED(발광다이오드)의 경우 소수의 제조업체들만 영향을 받고 이미 공급과잉이었던 만큼 시장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리튬이온배터리도 생산기지가 여러 곳에 있고, 주요 부품·소재 역시 일본, 한국, 미국 등에서 공급받는 점 등을 들며 타격이 크진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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