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상황 나빠져
경제 여파 3~5분위까지 영향
우리 전체 가구의 사업소득이 5분기 연속 감소했다는 것은 결국 자영업자들이 경제적 빈곤이 악화일로라는 의미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면서 자영업자의 곤경은 설상가상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1~2분위 자영업자가 타격을 받았다면, 이제는 그 여파가 3~5분위까지 미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올해 전망도 어둡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구당 월평균 사업소득은 89만16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든 수치다. 근로소득이 이른바 '월급쟁이'의 소득을 의미한다면, 사업소득은 자영업자의 소득을 나타낸다. 즉, 지난 2018년 4분기(-3.4%)부터 5분기 연속(지난해 1분기 -1.4%, 2분기 -1.8%, 3분기 -4.9%) 사업소득이 감소한 대목은 자영업자도 그만큼 어려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소득분위별로 따지면 1~2분위의 사업소득은 각각 11.6%, 24.7% 늘어난 반면 3~5분위는 각각 10.9%, 7.0%, 4.2% 감소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저소득 자영업자의 소득이 늘어난 반면, 고소득 자영업자 소득은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경기 악화로 인해 자영업자 계층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통계상 '착시'라는 얘기다. 이뿐 아니라 3~5분위에 속할 가능성이 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부진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1~2분위 사업소득 증가는 사실상 자연반등에 가깝다"며 "이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기저효과와 비슷한 셈"이라고 짚었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사업소득은 앞으로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통계청이 이번에 내놓은 자료에는 올해 1월 발생한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실제 지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병해 2015년 국내로 퍼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사업소득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2014년 4분기(-3.4%)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사업소득은 이후 4분기 연속(15년 1분기 -4.6%, 2분기 -2.1%, 3분기 1.6%)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나마 2015년 4분기에 이르러서야 소폭(0.4%) 반등했다. 하지만 지금은 메르스 당시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는 지적이다. 메르스에 앞서서는 사업소득이 상승세였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사업소득은 물론 (이전소득 성격이 강한) 근로소득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도 "올해 1분기 사업소득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