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갈곳잃은 부동자금… MMF로 몰려들고 있다

차현정기자 ┗ 발도 못 뗀 사모펀드 전수조사…단장 인선부터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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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갈곳잃은 부동자금… MMF로 몰려들고 있다

차현정 기자   hjcha@
입력 2020-02-20 20:15

이달에만 연속 순유입 20兆↑
세계 경기침체·부동산규제 여파
유동성 악재에 투자위축 우려도





올들어 자금 급증 150兆 육박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투자처를 잃은 시중 부동자금이 대표적인 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려들고 있다. 올 들어 자금 유입이 급증하며 150조원에 육박했다. 1월 한 달간 23조원이 불어난데 이어 이달에는 열흘동안 20조원이 넘게 몰렸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초강세를 보이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도 유입 강도가 더 세다. 연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경기회복 지연 우려 등이 불거지자 투자자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단기 유동성에 머물면서다. 앞날을 점치기 힘들어지면서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2월에만 20조원…열흘 연속 순유입 '쏠림 가속' =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MMF 순자산 규모는 총 149조9305억원에 달한다. 순자산총액에 평가액이 더해진 것으로, MMF 규모가 집계된 이래 최대다. 지난 수년간 100조~120조원대를 유지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 같은 MMF 쏠림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수준을 넘어섰다. 국내 MMF 순자산은 2009년 당시 리만 파산에 따른 금융위기로 시장이 극도로 위험자산을 피하고 안전자산 투자만을 추구하며 한때 126조원대까지 늘어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유입 강도도 이번 쏠림에는 못 미친다. 실제 지난해 12월31일 105조5882억원이던 MMF 순자산은 1월 한 달 23조6526억원이 몰리며 129조원대까지 불어났다. 이달 들어선 불과 열흘간 20조6897억원이 더 늘었다. 열흘동안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속 순유입을 이어간 결과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기회복세가 지연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가 강화되는 모습"이라며 "부동산 규제 강화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가지 못하는데다 주식시장의 가격흐름도 주춤하자 시중자금이 관망세를 보이며 MMF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160조원 돌파도 곧 이어지나 = MMF 자산규모 사상 최대 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연초에는 MMF에 임시로 머물던 자금이 사용처가 확정되면 자금이 유출되며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올해에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자금이 유입된 만큼 짧은 기간 내에 유망 투자처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낮다. 코로나19사태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데다, 부동산 규제 여파로 시중 부동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이처럼 증가한 유동성이 계속 고여있을 경우 발생할 악재다.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것도 아닌데 투자자들의 행태가 매우 경직돼 있다"며 "유동성이 어딘가로 흘러간다면 해당 시장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겠으나 그러지 못할 경우 국내 경제가 활력을 잃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펀드 시장을 둘러싼 이슈로 MMF 급증이 단기 해소되긴 쉽진 않을 것이란 판단"이라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인 만큼 공모펀드 활성화와 급증한 부동 자금의 해결책 중 하나로 공모주식형펀드 등의 투자금액에 소득공제 혜택을 검토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MMF는 하루만 투자금을 맡겨도 운용 실적에 따라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초단기 금융상품이다. 수수료가 없고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다. 투자처를 찾지 못하거나 투자처로 자금이 집행되기 전 잠시 쉬어가는 단기상품에 속한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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