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부 지역 미분양 속출
양주시 물량 고분양가에 외면
'매교역 푸르지오SK뷰'와 대조
비인기 지역 예고된 참사 분석
수도권 청약시장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인기지역은 하루에만 15만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리는 반면, 비인기지역은 1순위 모집에 전 평형이 미달되는 등 분양시장 온도차가 극심하다.
20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매교역 푸르지오 SK뷰와 양주옥정유림노르웨이숲이 각각 15만6505건, 466건을 기록하며 전 평형 1순위 마감과 미달이라는 대조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는 최근 수원 일대의 부동산 시장 과열과 부동산 규제가 임박하면서 막차 수요가 대거 몰렸다. 평균 경쟁률만 145.7대 1에 달해 서울 분양단지 못지 않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의 1순위 청약건수는 지난해 12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팔달6구역 재개발)'에 몰린 7만4519명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며, 역대 수원 단일단지로는 최다 청약 신청 건수다.
단지가 있는 팔달구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대출 및 세제 규제를 받지만 6개월 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재당첨 제한 등의 청약 규제를 받지 않는 비청약과열지역이다. 또 세대주만 청약을 넣을 수 있는 청약과열지구가 아니어서 세대원도 청약이 가능하고, 주변 단지들의 프리미엄이 최근 수원 일대의 부동산 폭등으로 수억원 씩 붙으면서 청약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수원은 올해 초부터 2월 10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0.19% 오르는동안 권선구가 7.07%, 영통구가 6.74%, 팔달구가 6.32%씩 올랐다.
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미분양관리지역에서 분양한 양주옥정유림노르웨이숲은 전 평형 1순위 미달되며 비인기지역의 한계를 절감했다.
이 단지는 전체 1085가구를 분양해 619가구만 1순위 접수됐다.
단지가 분양된 양주시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난해 말에도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양주시의 미분양물량은 335세대다.
최근 분양단지들의 고전도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분양됐던 대광건영의 옥정역 대광로제비앙 1·2단지는 두 단지 모두 1순위 미달됐으며 같은달 대방건설의 양주옥정2차 노블랜드 프레스티지도 1795가구 모집에 921건만 접수됐다.
최근 신축단지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시세차익을 볼 수 있었던 수원과 다르게 양주옥정유림노르웨이숲의 분양가는 주변 단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로또분양' 열풍이 불고 있는 최근 청약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투자수요와 실수요를 끌어들일만한 가격대가 아니었던 셈이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84㎡ 타입 기준 3억3140만~3억7560만원대다.
단지 주변의 시세를 살펴보면, e편한세상옥정센트럴어반센트럴 84㎡가 1월 3억4000만원, 3억7000만원에 각각 실거래됐다. 해당 평형은 지난 2018년 8월에도 3억5000만원, 3억4700만원에 각각 실거래돼며 가격 변동폭이 거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편한세상양주신도시2차 역시 이달 같은평형이 3억6000원에 거래되며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수원이 들어서는 주변 신축단지인 화서 푸르지오의 프리미엄이 5억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온도차가 크다.
수도권 청약시장은 지난해부터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의 격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올해도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양극화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양주옥정의 경우 아직 수요자들의 관심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았던 것도 한 몫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이 발생했던 지역의 경우 미분양 잔여물량에 차라리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 건설사들의 각종 혜택까지 받는 편이 더 낫다"며 "검단신도시도 1순위 청약성적은 저조했지만 잔여물량 소진 속도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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