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방역패착이 禍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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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방역패착이 禍 키웠다

김수연 기자   newsnews@
입력 2020-02-26 21:00

의료계 처음부터 "中입국금지를"
정부 지금까지 막무가내 무시
전문가들 "팬데믹 직전 상황"
대구신천지 지역확산 원인인데
뒤늦게 명단확보 사태 확대 빌미


①中전역 입국차단 무시
②정책혼선

③신천지 대응부실

방역당국의 정책적 패착이 한국을 세계 2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국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는 1261명으로, 이는 전염병 발원지인 중국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전문가들은 국내 코로나19 확산 단계가 지역사회 감염을 넘어 대유행(팬데믹) 직전 단계까지 간 상황으로 진단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30개국이 한국발 입국 금지·입국 절차 강화 조치를 취한 상태다. 영국,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 이라크 등 17개 국가가 한국발 입국을 차단했고 영국, 대만 등 13개 국가는 검역 강화, 격리조치 등 입국절차를 강화했다.

한국이 이 같은 불명예를 떠안게 된 데는 정부가 의료계 등 전문가들의 계속되는 요청을 무시하고 정무적 판단을 한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초기 단계에 중국 출입금지 조치를 내리지 못한 점 △정책 당국이 안이하고 잘못된 시그널(신호)을 보낸 점 △신천지 교인 관련 확진자 대응이 부실했던 점 등을 대표적인 정책적 패착으로 꼽고 있다.

그간 의료계에선 후베이성에서 중국 전역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후베이성발(發) 입국 차단 조치만으로는 바이러스 유입 차단책의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해왔다. 또 중국발 입국제한 조치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막무가내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중국 전면 입국 금지에 대한 부분들은 조금 입장이 다를 수 있을 것 같다"며 "전면 입국 금지하더라도 내국인, 입국자 중에 반 정도는 내국인이기 때문에 내국인에 대한 위험이나 유입에 대한 부분들까지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정부 내에서 많은 논의와 검토를 거쳐 의사결정이 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한 달 전인 지난 1월 26일부터 감염원 차단을 위해 중국발 입국자들의 입국금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6차례 권고한 바 있다. 지금이라도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무증상 감염자들 역시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고 상당한 감염력을 지닌다는 것이 최근 의학 연구에서 밝혀졌다"며 "이는 중국 등 위험지역의 문을 열어놓고 유증상자들을 검역에서 걸러내는 것으론 해외 감염원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에 큰 혼란을 야기한 정부의 잘못된 시그널도 정책적 패착으로 지목된다.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남대문시장을 찾아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생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을 독려하면서, 마스크를 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크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 전달하고자 한 장면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의 이러한 모습은 전파를 타고 전 국민에게 전달됐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날 퍼포먼스 이후 '슈퍼 확진자'인 31번 환자가 나오면서 연일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국민들에 잘못된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처음 겪어보는 신종 감염병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이 보여줘할 것은 과도하게 촘촘한 대책과 그 이행이지, 이러한 안이한 시그널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연일 쏟아져나오는 신천지 교인 관련 확진자에 대한 부실대응도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 전체 확진자의 60%가 신천지 교인들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확진자 폭증세를 잠재우기 위해선 신천지 관련 확진자를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됐을 사람들을 조기 발견·진단·격리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9000여명 중 이제서야 유증상자 1300명에 대한 검사를 마친 상태다. 이러한 검사 속도라면 앞으로 얼마나 효율적인 검사가 이뤄질 지 미지수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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