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국 한국인 홀대현상에
정부 대응에 실망감 '공감대'
하루여 만에 무려 40만 명이 넘는 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COVID-19)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데 동참했다.
정부 대응에 실망한 여론이 급속히 문 대통령 탄핵 지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로써 26일 오후 6시 현재 청와대 문 대통령 탄핵 촉구 인원은 69만7886명에 달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5월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러나 당시에 비해 이번 청원은 그 진행 기세가 사뭇 다르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지난해 청원은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에서 나와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 명 참여를 충족하긴 했지만 반대로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당시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이 183만 1900명을 기록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구는 33만 7964명에 그쳤다.
이번 역시 지난 4일 청원이 처음 시작됐을 때만해도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청원인은 "이번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사태에 있어 문 대통령의 대처를 보면 볼수록,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닌 중국의 대통령을 보는 듯하다"고 비판했지만 지지자는 20만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24일 오후를 지나면 상황은 달라졌다. 25일 청원 지지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해 순식간에 60만을 돌파했다. 26일에도 매 시간 지지자가 급증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구 봉쇄" 발언 실수와 중국 등 각국이 우리 한국인 입국을 금지시키는 데 대한 실망감이 원인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사실 이번 청원은 대구에서 31번 확진자가 나온 지난 18일 이전에 이뤄져 청원인의 호소문에는 대구사태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청원인은 "국내에서는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하고 품절상태가 지속 돼 국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도 어려운 데, 대통령은 300만 개의 마스크를 중국에 지원하였으며 마스크 가격 폭등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내놓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중국 눈치 보기라는 지적이 급속히 공감대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 분석 전문가는 "지난해 5월 탄핵 청원의 원인 됐던 대북 정책 만해도 국내 여론에 찬반양론이 비등했지만, '국난'이라 할 정도의 전염병 확산 사태와 세계 각국에서 빚어지는 한국인 홀대 현상에 민심도 돌아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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