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기득권, 韓경제 심각한 질병… 조합의 권리·책임 균형 갖춰야"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고견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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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기득권, 韓경제 심각한 질병… 조합의 권리·책임 균형 갖춰야"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고견을 듣는다]

이규화 기자   david@
입력 2020-02-27 20:12

대기업·공기업 노조 배불리기 위해 中企노동자·비정규직들 가난해지는 구조
文정부는 親노동 아닌 親노조… 보수 진영, 노동문제·개혁 두려워해선 안돼
'스튜어드십코드' 강화?… 착한 기업·나쁜 기업 고르는 것 국민연금 역할 아냐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태기 교수는 문재인 정부와 같은 시기 출범한 프랑스 마크롱 정부을 보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마크롱은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지율이나 기득권의 거센 반대 측면에서 불리한 여건에 출발했지만, 지금은 기업 투자가 늘고 새로운 산업이 왕성하게 일어나며 활력을 찾고 있다"고 했다. 반면, 우리는 지금 노조 기득권에 정치, 경제, 사회, 교육 개혁이 미뤄지면서 어느 것 하나 새살이 돋는 곳이 없지 않느냐고 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은 더 늦기 전에 제도적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행정부, 의회에다 사법부까지 장악한 막강 권력이 못할 게 뭐 있느냐"고 꼬집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최근 좌파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자본주의와 이데올로기'라는 책을 내면서 90%의 부유세를 도입해 부의 초(超)집중을 막아야 한다고 했는데요.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얘기라고 봐요. 부유세를 신설해서 결국 못사는 사람들에게 분배한다는 말인데, 단순한 논리입니다. 그렇다면 부유세는 얼마나 걷힐 텐데, 그리고 어려운 사람들은 돈이 얼마나 필요한데? 계산이 안 되는 거예요. 부유세는 얼마 안 됩니다. 얼마만큼 또 어떤 방법으로 누구에게 나눠줘야 할까 하는 질문에 봉착해요. 이에 대해 피케티와 미국이 일군의 경제학자들간 논쟁이 붙었어요. 피케티가 경제학자들의 반론을 듣고 계산을 다시 해봤더니 처음 계산이 맞지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답은 뭐냐면, 어려운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기득권을 타파하는 거였어요. 좀 어려운 사람들이 계층이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게 더 바람직한 방법이고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부유세? 일반 국민들이 들으면 '사이다'인 거예요. 부자들 돈을 걷어 가난한 사람들 도와준다니 정의롭게 보이는 겁니다. 그런데 막상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가난한 사람들이 필요한 돈이 얼마인데?'라는 의문에 봉착하는 겁니다. 또 부유세는 부자들의 저항에 비해 세수가 적을 뿐더러 경제적 역효과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집니다. 마크롱 정부 이전 올랑드 정부에서도 프랑스가 부유세를 70% 이상 부과했다가 나중에 야금야금 내렸거든요. 국내 자본이탈과 경제적 유인이 줄게 돼 부정적 영향이 막대합니다. 좌파 천국이던 프랑스가 지금 마크롱이 들어서면서 바뀌고 있습니다."

-노동개혁 교육개혁에 집중하라는 건가요.

"지금 정부가 재정을 마구 투입해 노인 일자리를 만들고 있잖아요. '일자리정부'를 천명했는데, 일자리 상황은 재앙적 수준입니다. 그 원인 중 가장 큰 부분이 노동개혁을 안 해서 생기는 거예요. 친노조 정부가 일자리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내는 아이러니가 일어나고 있어요. 이런 마당에 정년 연장을 대통령이 또 언급했는데, 앞뒤 안 재고 개혁할 거 않고 하는 얘기입니다. 총선용이라고 하고 싶진 않지만, 다분히 그런 오해를 받는 겁니다. 1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수가 56만8000명 증가해 2014년 7월(67만명) 이후 5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했잖아요. 그러나 세금으로 늘린 50·60 단기 알바형 일자리가 90%를 차지하는 50만7000만명에 달합니다. 어디 강의실 불 끄고 어린이 등교 때 깃발 들고 서있다가 27만원 받으면 거기서 보람을 느끼겠습니까? 용돈 벌어 좋다고 하겠지만, 그것이 진정한 일자리로서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눈 감고 아웅하는 식'인 이런 '고용분식'을 일반 국민들이 알아야 합니다. 독일, 스웨덴처럼 좌파가 먼저 나서서 노동사회개혁을 안 하면 길이 안 보입니다."

-민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민간 일자리, 특히 소위 말하는 '좋은 일자리'는 줄고 있거든요.

"지금 민간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심지어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기업이 무엇을 하려고 하면 갑질한다고 하면서 화살이 쏟아지는데 누가 하려고 하겠어요. 그러니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는 겁니다. 그런 것을 풀어줘도 좋은 일자리 많이 늘 겁니다. 20대는 대다수 비정규직이거든요. 이들을 정규직으로 바꿔주려면 대기업 투자밖에 없어요. 그러면 중소기업이 따라오거든요. 이것이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와 스페인 등이 노동개혁을 하니까 청년 실업률이 절반으로 떨어졌어요. 그를 위한 법제도를 만드니까 효과가 직방으로 나오는 겁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법으로 보장하니까 믿는 거지요. 그러면 사람을 뽑는 겁니다. 법이란 불확실성을 제거해주는 거거든요."

-법이 기업의 보호막이 돼줘야 하는 상황이라니….

"기업이나 가진이를 때리면 정의롭다고 착각하는 정권이 세계 도처에 전에는 많았아요. 그러나 그게 잘못됐다는 것을 이제 알게됐습니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 원래 좌파거든요. 그런데 이 분이 기업을 때리면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착각, 기업을 때리면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는 착각, 이것을 벗어나자는 게 마크롱의 주장이거든요. 진짜 자기들 말대로 기회는 평등하고 결과는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게 되려면, 일단 기회를 줘야 하잖아요. 그 기회를 만드는 것은 기업이거든요.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만들어만 놓아도 20대 안정적인 신규 일자리 많이 생길 겁니다. 타다 문제만 하더라도 법원에서 합법 판결이 나왔는데 더불어민주당의 한 이상한 국회의원이 계속 딴지를 걸고 있잖아요. 그러면 대통령이나 당대표가 그 사람을 말려야 하지요. 그렇지 않잖아요."

-그런데 법을 회피하는 사례가 있어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위해서는 국민연급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시행령을 개정하는 걸로 다음 달에 시행에 들어가거든요.

"저는 정부가 그런 편법을 쓴다는 데에 참 의아했습니다. 연금이라는 것은 일종의 사회계약입니다. 노후자금을 맡기니 잘 불려달라는 부탁이고 약속이거든요. 국가와 국민간 계약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파기한 겁니다. 정권적 필요에 따라 '착한 기업'을 골라내고 '나쁜 기업'을 골라내겠다는 거거든요. 그건 국민연금의 역할이 아닙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는데, 결국은 해서는 안 될 반자본주의적인 행동에 빌붙은 진짜 나쁜 기업들은 정부에 호응해 주주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될 겁니다."

-심지어 '연금사회주의'로 비판을 받고 있지만 정부여당의 이에 대한 입장은 확고합니다.

"자본주의는요, 지킬 의지가 있어야 지킬 수 있습니다. 기업인이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되면 그에 따른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되는 것이지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한다?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정권에 말 잘 듣도록 기업을 순치시켜놓으면 결국은 정권 주변의 사람들이 공익이사 같은 명목으로 그 기업의 자리를 꿰차는 일이 발생할 거예요. 저는 이것을 자살골이라고 생각해요. 국민이, 주주가 바보가 아니거든요. 아까도 말씀 했지만, 지금 시급한 것이 법치주의의 회복입니다. 연금에 관해서는 스웨덴의 좋은 예가 있어요. 연금을 운용하는 회사를 개인이 선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연금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지요. 예를 들어, 나는 수익률 보다는 안전판이 좋다고 하면 그에 따른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회사를 선택하는 거고, 나는 보다 높은 수익률이 좋다고 하면 약간 리스크테이킹 하는 운용사를 선택하면 되는 거예요. 그리고 그 책임은 개인이 지는 거고요."

-대한민국의 기본 체제, 즉 자유민주 시장질서에 대한 자유민주계 지식인들의 애정이나 수성의지가 좀 약화돼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그런 면이 있습니다. 그동안 워낙 지쳐있어 가지고 너무 후퇴해 버렸어요. 이제 뜻 있고 실력 있는 분들이, 왜 어벤저스라고 하잖아요, '어벤저스팀'을 짜듯이 대열을 짜야 돼요. 복지, 안보, 재정 다 헝클어져 있잖아요. 국민들이 이런 상황을 쉽게 이해하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알리고 대안을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좌파의 선전선동, 신자유주의니 재벌옹호니 하며 공격하니까 자유우파 지식인들이 주눅이 들어있었어요.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고 국민들에게 알려야 해요. 이번 총선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라고 봐요. 그러기 위해서는 대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좌파들이 내놓을 수 없는 밝은 면을 부각해야 해요.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그리 호락호락한 규모가 아닙니다. GDP 세계 12위이고 세계 5대 제조 강국이에요. 대한민국 경제 규모를 만만하게 볼 수 없어요. 5200만 인구가 이렇게 사는 나라가 흔치 않아요. 유럽의 선진국이라고 하는 1000만 내외의 국가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걸 만든 게 누구이고 어떤 이념인지 국민들에게 똑똑히 알려야 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치제도를 잘 만들어야 합니다. 올해 개원하는 21대 국회에서는 여야가 맞대어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적 경정(更正)을 경쟁적으로 해야 해요. 이번이 우리나라가 성숙한 자유민주의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봐요. 2017년 청와대가 헌법개정 초안을 냈잖아요. 어쨌거나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하는데, 실제는 작년 말 공수처법을 통과시킨 '4+1' 자체가 문재인 헙법개정 초안을 공유한다고 봐야 합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그 '4+1'이 대한민국 사회 돌아가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무엇을 특히 알려야 하나요.

"특히 지금 문제가 되는 게 노동 분야입니다. 노동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대로 가게 되면요 사실은 우리 자본주의 시장은 끝나는 겁니다. 사회주의체제로 가는 거예요. 왜? 임금 자체를 동일노동 동일임금으로 해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상 평균임금으로 가자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정부가 임금에 대해 사실상 모든 걸 개입하는 겁니다. 그 다음에 노사 공동결정제도, 예를 들어 기업의 중요한 투자결정을 노동조합이랑 다 합의해야 되는 거예요. 이게 사회주의지요. 다만 남아 있는 문제는 그 헌법개정안에 입각해 개별 노동법들을 하나씩 하나씩 바꿔나가는 거예요."

-그러려면 국회에서 절대 다수를 점유해야 하는데요.

"사실은 이번에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이 승리를 하게 되면, 길이 열리는 겁니다. 왜? 이 사람들의 경우는 헌법개정안을 토대를 해가지고 뭉쳤다고 봐야 하는 겁니다. '4+1'가 연동형비례대표제와 공수처법을 만들었지 않았습니까. 연동형비례대표제는 사실상 국회장악을 위한 수단이거든요. 공수처는 쉽게 말해 체제전환을 하는데 있어서 예를 들어 법적인 문제가 걸렸다 하면, 정부가 함부로 할 수가 없게 만든 거예요. 왜? 기본적으로 공무원들을 틀어쥔 데가 공수처인데, 어느 고위 공무원들이 자기가 형사 처벌 받을 수 있는 위험한 일을 감수할까요? 공수처는 왜 중국 공안 같은 것이라고 하잖아요, 진짜 위험한 것은 체제전환에 그치지 않고 필경 가져올 부패(腐敗)입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강력한 권력과 그것을 눈치 보는 공직자가 부패한다는 말씀인가요.

"부패의 의한 충격이라는 건 말할 것도 없어요. 민주주의체제에서도 부패했다고 하지만 과거로부터 점점 맑아져 온 거예요. 사회와 관료 다 맑아져왔어요. 아직은 세상의 기대치가 못 미칠 뿐이지, 발전해왔어요. 제가 볼 때 이젠 공수처 하나로 완전히 바뀌게 됐습니다. 모든 권력은 대통령 직속 공수처로 집결되는데, 공직자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겠어요?(무엇을 하려고 하겠어요?) 이런 것이 '4+1'연합이나 헌법개정안 대로 가고 있는 겁니다. 개헌을 하는데 발의가 안 된다 하더라도 헌법개정안에 입각해가지고 간다는 겁니다. 만약 과반수가 되잖아요, 그러면 그에 맞춰가지고 법을 바꾸면 되는 거예요. 예를 들어, 노동조합법을 헌법개정안에 맞춰서 개정할 겁니다."


-헌법 개정이 안 되도 그것을 빌미로 개별 노동법 개정을 시도한다는 말씀인가요.

"헌법개정안이 통과 안 된다 하더라도 개별 노동법들을 통과시킨다면, 사실상 노동관계법에서는 개헌에 준하는 효과를 얻는 겁니다. 설령 위헌의 논란이 있더라도 그것은 실정법으로 엄연히 존재하는 겁니다. 국회에서 통과됐으니까. 나중에 위헌심판을 받는다 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위헌심판 자체도 위헌으로 심판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4+1 여당과 자매여당이 노리는 것은 국회 과반인겁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자유민주 시장경제체제가)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겁니다. 사실 아까 말씀한 임금이나 노사협력 규정 등의 취지가 지금도 개별법에 있어요. 그런데도 구태여 헌법에 갖다 놓겠다는 거지요. 왜냐하면 노동관계법 외에 다른 모든 법에 적용을 하기 위해서여요.[13:38]"

-자유민주 정당이라는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이러한 '4+1'의 체제전환의 의도를 알고 있습니까. 국민들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보기에 국민들은 문제의 본질을 모르고 있습니다. 언론환경 등의 영향이 있겠지요. 미래통합당도 본질을 몰라요. 노동 분야의 제도변혁으로 사회체제를 변환한다는 데에 대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일단 국민들이 많이 지쳐있어요. 탄핵을 지나면서 도대체 이게 뭐가 뭔지 모르겠고, 너무나 정말 지겨운 거예요. 한쪽에서는 촛불을 들고 다란 한쪽에서는 태극기 들고 그러지, 혼란스러운 겁니다. 또 먹고 살기가 힘들고요. 정치가 국민들한테 걱정을 끼치면 안 되는 건데, 지금은 걱정을 끼쳤기 때문에 '여보 여보, 이건 아니잖아'하며 달래가면서 국민들이 해가 되도록 하면서 해야 하거든. 미래통합당이 탄핵이라는 사고를 쳤잖아요. 사고를 쳤으니 국민들이 싫어할 이유가 있는 겁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가야지, '국민들은 수준이 안 돼'이런 자세로 가면 큰코다치는 겁니다."

-국민을 무서워하라는 고전 경구가 있는데요.

"인터넷시대가 무지막지한 게, 정보가 정치인들보다 국민들이 더 많아요. 관심만 있으면, 예를 들어, 유사한 법안을 알고 싶으면 미국의회에 들어가거나 영국 독일 의회에 들어가 읽어보면 되거든요. 거기 다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거기 들어가 보는 것은 아니지만, 정보 자체가 이제 다 오픈돼 있는 겁니다. 그런 것을 감안해서 정치를 해야 하는데, 좌파들은 의외로 그런 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요. 예를 들어 자기들이 벤치마킹을 한다는 유럽의 좌파들이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잘 몰라요. 이 사람들이 지금 말하는 것은요, 70년대 유럽 좌파의 흉내를 내고 있는 겁니다. 70년대 유럽좌파는 이미 유럽에 없어요. 사라졌어요. 그들은요 90년대부터는 우리가 보기에는 심지어 다 신자유주의자예요. 예를 들어, 스웨덴 하면 좌파 사회주의가 센 데잖아요, 그런데 실상은 아닙니다. 병원도 민간 기업이 운영을 해요. 왜? 의료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겁니다. 우리는 병원은 다 정부가 해야 하거나 공공성이 있어야 돼,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좌파가 소위 진보주의라고 하잖아요. 그러면 변화에 능할 텐데 왜 시야가 정체돼 있는 건가요.

"좌파도 끊임없이 혁신을 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586 집권세력이 70년대 세계와 시각에 정체돼 있어요. 도서관에서도 잘 찾지 않는 종속이론, 해방신학, 주변부이론 등을 아직도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겁니다. 남미에서도 종속이론은 고리짝 시대 얘기거든요. '수입 대체해 우리가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을 안 해요. 왜 브라질 룰라 있잖아요. 개방과 수출로 변신을 시도했잖아요. 나중에 부패로 성과없이 끝났지만. 그런 좌파들은 그런 노력이라도 하지요. 우리나라 좌파들은 의식수준이 70년, 80년대에 머물러 있어요. 좌파의 가장 실패한 길을 따라가고 있는 겁니다. 이 사람들은 모든 것을 정치공학적으로 보는 겁니다. 국민들한테 정보를 주입해 선전선동을 하면 따라온다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사실 재미를 봤죠. 아까 말씀했듯이 미래통합당이 실수를 했잖아요. 촛불세력이 모두 문재인 정권을 좋아한다고? 천만의 말씀입니다."

-촛불을 들었던 일반 대중이 변했다는 말씀입니까.

"정부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한 제 신문 칼럼에 댓글들을 보면 어떤 것은 참 고마운 생각이 들게 합니다. '저요 문재인 정권 지지자인데요, 이건 교수님 말이 맞아'라는 것을 발견하면 진보든 보수든 합리적인 면이 있는 겁니다. 현재 586집권세력처럼 아주 퇴행적이고 감각적인 행태를 보이는 데는 우리 사회에 어느 구석을 찾아봐도 없어요."

-'진중권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좌파에 의한 좌파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는데요.

"저는 그 분을 개혁적 진보라고 규정하는데요, 합리적 진보예요. 그 분은 사회주의자입니다. 사회주의자가 합리성을 갖고 있는 것이고 조국은 자기가 사회주의자라고 하는데, 합리성을 상실한 상태고요. 진중권 교수가 하는 일은 마치 우파 입장에서는 대리전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진보 내에서 어마어마한 충격이 올 겁니다. 왜? 진보들이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진보 내부에서 각성이 일어난다는 겁니다. 이것이 진중권현상의 가장 주목할 부분입니다. 이른바 진보 진영에 있는 지식인들이 '야 이건 아니지 않은가' 하는 목소리가 차츰 일어날 겁니다. 그래서 '야 더민주 빼'라는 말이 나오는 거거든요."

-보수의 '진중권 현상'은 필요치 않은 겁니까.

"진보 진영 내에서 자각이 나오고 그 다음에 보수진영에서도 고리타분한 것을 다 집어던져야 합니다. 짜여진 고정관념의 틀에서 못 벗어나는 게 지금까지 보수의 가장 큰 문제거든요. 예를 들어, '노동'을 얘기하면 좌파에 기운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되는 거지요. 답답한 겁니다. '친노동'이 아니냐고 해요.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친노동 안 하면, 뭘 할 겁니까.' 민주노총처럼 막 불법폭력을 행사하는 것에 반대하는 거지, 왜 노동에 반대를 해야 하지요. 국민들의 삶 자체가 노동인데. 그 노동을 더 잘 되게 하는 게 보수 아닙니까."

-그러고 보면 문재인 정권은 친노동입니까?

"좋은 질문입니다. 문재인 정권은 친노동 아닙니다. 친 노조 정권이지요. 다시 말하면 친 대기업 기득권노조 정권이지요. 보수가 '친노동'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자유민주, 보수진영 구체적으로는 정치인 중에 그런 분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정말 필요합니다. 그가 누가 됐든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노동, 노동문제, 노동개혁, 노동의 미래와 노동의 의미를 고민하고 승화한다고 할까요, 노동을 계급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자아실현의 단계로 끌어올리는 '숭고한 노동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미래통합당 분들한테 그동안 노동을 잘못 대해왔으니까 반성을 해야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지금 미래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보다 지지율에서 격차를 보이는데, 이런 새로운 면모를 보이면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될까요?

"저는 학생을 가르치면서 여론의 동향을 살피는데, 20대 학생들의 문재인 정권 초기 지지율이 70% 이상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까 반토막, 거의 3분의 1이 됐어요. 여학생 남학생으로 나눠보면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지지율이 더 높았어요. 그런데 그것도 지금 반토막이 됐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청년취업의 어려움 등 경제적 문제 등 집권세력의 실책이 크게 작용했지만, 결정적인 것은 그들의 위선 때문이에요. 조국을 보세요. 겉으로는 세상의 정의를 대표한다고 했지만 뒷구멍에서는 자식들을 위해 온갖 편법에 비리를 눈도 꿈쩍 않고 저질렀잖아요. 자유민주 보수진영이 좌파진보의 이런 면에서 타산지석을 삼아야 합니다. 그리고 추락한 문 정권 지지율도 코로나 이전에 나온 거거든요. 코로나 대처하는 것을 보고 아마 더 하락했을 겁니다. 코로나는 강의시간 단축 등 등록금 대비 비용을 생각 안 할 수가 없거든요.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겁니다. 요즘 20대들은 그렇게 합리성과 공정성을 따집니다."

-총선을 앞두고 20대의 그런 동향을 잘 참고해야겠어요.

"3포, 5포라고 하다가 요즘은 n포라고 하더군요. n은 넘버링이거든요. n포는 얼마를 더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는 의미입니다(웃음). 20대들의 실망은 다른 세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커요. 그래서 20대 표는 이번 총선에서 야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봐요."

-반면, 여론조사를 보면 30대, 40대 그 중에서도 여성의 문 정권 지지율이 높은 것은 어떻게 봐야 하나요.

"기본적으로 이 세대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습니다. 이들은 급격히 상승한 최저임금 때문에 알바 일자리가 사라진 것도, 또 임금 지급 걱정을 해야 할 자영업자의 고민도 몰라요. 반면 유아수당, 아동수당 등 잘 나오고 그러잖아요. 정권으로부터 이전소득을 쏠쏠히 챙기는 세대거든요. 또 '저녁이 있는 삶'이라든지 하는 슬로건의 겉멋에 넘어간 세대고요. 그런데 최근 눈에 띄는 변화가 이 사람들도 지금 흔들리고 있다는 겁니다. 자녀 안전문제가 걸린 거예요. 코로나 때문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3월 2일 개학하겠습니까?(인터뷰는 2월 21일 있었다) 못하지요. 그렇다면 20대 만큼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들도 지지율이 떨어질 거로 봐요. 그래서 아까도 말한 것처럼 4월이 정권에 정말 잔인한 달이 될 것이라는 겁니다. 자유우파에서는 희망의 4월이 되는 겁니다. 그동안 경제가 안 좋은데다 코로나가 결정타를 날린 게 아닌가 합니다."

-4·15 총선의 표심을 어떻게 보세요.

"왜 T. S. 엘리엇의 '황무지'라는 시가 있잖아요.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꽃피우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생기 없는 뿌리를 깨운다'고 했어요. 집권여당에게는 아주 잔인한 달이 될 거로 봅니다. 죽었던 국민의 자유의식이 표로 되살아날 거로 봐요. 대신 국민과 자유우파에게는 희망의 사월이 될 것이고요. 왜? 국민들이 '적어도 이건 아니다. 상식과 동떨어진 행동을 하는데, 국민들을 우습게 봐?' 그래서 집권세력에게는 굉장히 잔인한 사월이 될 것이고 국민들은 '아, 아직 우리가 힘이 있구나'하는 자각을 하며 희망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교수님 같은 자유우파 노동전문가가 드문데, 국회 들어가 일 할 생각은 이제 안 하십니까.

"다 아시겠지만 제가 몇 번 총선에 나가 고배를 마셨습니다. 변명을 할 생각은 없지만, 지역기득권의 행패와 부조리, 당파적 쓴맛을 다 봤어요. 선거에서 겪을 산전수전 다 겪었습니다. 그래서 지역구는 이제 안 하렵니다. 하지만 교수와 학자로서 갖지 못한 값진 경험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지역구는 세대교체가 필요해요. 좌파 586과 맞설 수 있는 젊은 세대가 지역에서 진취적인 정치세력을 키워야 해요. 대신 비례대표는 고심 중이에요. 비례대표는 전문분야에 배정돼 있으니까요. 아까도 말씀했지만 지금 자유우파의 노동문제에 대한 이해와 전략은 피상적이에요. 심도 있는 노동시장의 접근과 노동정책이 절실합니다. 그래서 이 나라가 어떤 건설적 지향점을 찾아야 하지 않냐 생각해요."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진인사대천명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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