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되레 줄어… 외화내빈 지적
결국 재정 살포로 만든 '값싼 일자리'만 늘고 있다는 게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3/4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동향' 자료의 결과다.
비록 지난해 3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 수는 1년 전보다 63만5000개 늘어난 1873만9000개로 2018년 1분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내실은 더욱 빈약해진 것이다.
이 같은 '외화내빈'의 결과에 전문가들은 "재정을 민간에 지원해 '민간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선순환보다 눈 앞의 일자리 늘리기 성과에 급급한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문제는 우리 경제의 허리인 30, 40대 일자리 감소세다. 이날 발표된 통계에서 40대 일자리도 소폭 증가했지만 이는 경기가 개선된 효과가 아닌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그만큼 직전 40대 일자리가 최악의 길을 걸었다는 뜻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속 일자리는 1274만2000개였고, 이직·퇴직에 따른 대체 일자리는 306만2000개, 기업체 생성 등으로 생긴 신규 일자리는 293만5000개로 집계됐다. 기업체 폐업이나 사업 축소 등에 따른 소멸 일자리는 230만개였다.
일견 크게 개선된 일자리 숫자다. 하지만 연령별로 보면 외화내빈의 현실이 드러난다. 60대 이상 일자리는 28만개, 50대 이상은 23만1000개 늘어 전체 일자리 증가분의 80.5%를 차지했다.
60대 일자리는 지난 2017년 3분기(193만6000개)부터 증가세를 보여왔다. 2018년 2분기 209만3000개로 200만개 선을 넘긴 이후 지난해 3분기에는 232만9000개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기 동안에만 60대 일자리가 40만개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8%에서 12.4%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50대도 376만개에서 411만2000개로 35만2000개 늘며 비중도 21.0%에서 21.9%로 커졌다.
반면 30대와 40대 일자리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30대는 8000개, 40대는 3만4000개 상승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나마 40대 일자리가 늘어난 배경에는 2018년 3분기 폭염으로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건설업의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건설 경기가 좋아 (건설업 일자리가) 증가한 것은 아니"라며 "폭염으로 인해 건설업이 타격을 받은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30대 일자리는 2017년 3분기 439만2000개였지만, 지난해 3분기 437만3000개로 되레 1만9000개 줄었다. 40대의 경우 462만1000개에서 462만9000개로 일자리 숫자 자체는 8000개 늘었으나,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8%에서 24.7%까지 깎였다. 결국 50·60세대 일자리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30·40세대 일자리 비중은 자연스레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50대와 60대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정부 재정이 투입된 결과로, 30대와 40대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시장에서 일자리가 늘어난 결과로 봐야 한다"며 "시장에 의한 일자리가 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짚었다.
성승제·김동준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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