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701억달러 수출, 14.7% ↓
당국, 예산 70% 이상 상반기 집행
우리 경제의 풀뿌리 격인 소재·부품 산업 수출이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국 수출이 작년 내내 감소세를 보이면서 전(全)산업 수출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소재·부품 수출 역시 대폭 줄어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여파로 소재·부품·장비 생산 차질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소부장 육성' 정책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소재부품 종합정보망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국내 소재·부품 산업 수출액은 2701억3192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7% 줄었다. 수입액은 1708억394만달러를 기록해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993억28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소재·부품 산업은 우리나라 총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주요 업종이다. 2019년 총 수출액 5423억3333만달러 중 소재·부품 산업의 비중은 약 49.8%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전자부품 수출액이 988억1723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444억3336만달러), 일반기계부품(275억5393만달러), 철강 등 1차금속제품(271억6654만달러), 자동차 등 수송기계부품(271억3636만달러) 순으로 수출액이 컸다.
소재·부품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소재·부품 수출 증감률은 2016년 -4.6%로 감소했다가 2017년에 12%, 2018년엔 11.8%로 꾸준히 회복해왔다. 수출액 규모로 봐도 작년 수출액은 2017년도(2827억600만달러)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수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 소재·부품 업계가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는 중국인데,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중국 경기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대(對)중국 소재·부품 수출액은 793억8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했다. 실제로 한 소재·부품 기업은 이번 코로나19 이후 중국 내 바이어가 수출 중단을 요청해 상황이 회복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컨테이너에 제품을 실어둔 채 중국 정부의 선적 제한 조치가 풀리기만 기다리는 기업들도 많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소부장 관련 예산 2조1000억원 가운데 70% 이상을 상반기에 집행해 조기 성과를 노리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제구조 측면에서 앞으로 소재기술을 무기화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혁신을 위한 기술 육성과 함께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촉진하는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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