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危於累卵 <위어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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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여담] 危於累卵 <위어누란>

박영서 기자   pys@
입력 2020-02-27 20:12
위급할 위, 어조사 어, 쌓을 누, 알 란. 달걀을 쌓은 것보다 더 위태롭다는 뜻이다. 현재의 상황이 매우 심각한 형세임을 지칭할 때 주로 사용한다. 누란지위(累卵之危), 누란지세(累卵之勢)와 같은 의미다. 절체절명(絶體絶命), 백척간두(百尺竿頭), 풍전등화(風前燈火) 역시 비슷한 상황에서 자주 쓰인다.


위어누란은 사마천의 사기(史記) 범저채택열전(范雎蔡澤列傳)에 나오는 말이다. 먼 나라와 잘 지내면서 이웃 나라를 친다는 '원교근공'(遠交近攻)을 주창한 범저(范雎)는 본래 위(魏)나라 출신이다. 그는 가난해 유세에 나설 돈조차 없어 중대부(中大夫) 수가(須賈)를 섬겼다. 수가는 제(齊)나라에 사신으로 가게됐다. 그 때 범저가 수행원으로 따라갔는데 의외로 제나라에서 환대를 받았다. 범저의 재주를 알아본 제나라 왕의 신임을 얻은 것이다. 수가는 그런 범저를 시샘했다. 귀국하자 수가는 범저를 모략했다. 범저는 모진 고문을 받았고 죽은 체하여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마침 그 무렵 진(秦)나라에서 온 사신 왕계(王稽)를 알게되어 진나라로 들어갔다. 왕계는 진 소왕(昭王)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범저라는 뛰어난 변사(辯士)가 있습니다. 그가 말하기를 '진왕의 나라는 누란보다 더 위태롭다. 나를 써준다면 진나라는 안전할 것(秦王之國 危於累卵 得臣則安)'이라 합니다. 한번 시험해주시길 바랍니다." 이후 범저는 실력을 발휘하게 되고 진나라의 재상이 된다.


지금 한국의 상황이 딱 '위어누란'이다. 가뜩이나 경제도 안 좋고 국론도 분열되어 있는데 코로나19가 한국을 강타했다. 상황은 우리의 예상 이상으로 악화될 공산이 크다. 이미 확진자는 15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올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나라가 달걀처럼 깨져버리면 정말 큰일 난다. 민·관이 정신 바짝 차리고 합심해 '코로나 국난(國難)'을 이겨내야 할 때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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