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發 입국절차 강화 확대 추세
해외 기업과 거래·협상 등 차질
브랜드 경쟁력 상실까지 우려돼
시장 개척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수출 의존도 큰 경제구조 치명적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한국발(發)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당장 미국, 중국, 베트남 등 국내 주요 교역국과의 하늘길이 잇따라 차질을 빚으면서, 수출의존도가 큰 한국경제가 '외딴 섬'에 갇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79개국에서 한국을 방문·경유한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3개국에 달하는 유엔(UN) 산하 회원국 다섯 곳 중 두 곳이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것으로, '코리아 포비아'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미국도 지난 29일자(현지시간)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오면서, 대구 지역에 대해 전면적인 '여행 금지' 조치를 취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이탈리아의 특정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인 4단계로 격상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여행금지 조치는 경보단계 중 최고 단계로, 미국민들의 대구 지역 방문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은 아직은 전면적인 한국 입국 차단 카드는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한국내 확진자가 더 늘어나고 미국 내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향후 한국발 입국금지 조치도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산업계는 이처럼 한국발 입국금지가 빠른 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수출의존도가 큰 한국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앞서 중국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해외 기업들이 중국 출장 및 현지 업체와의 협상을 연기하면서 중국 경제에 큰 혼란을 가져온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한국 입국차단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이 바이어와의 수출 거래선 단절, 국내 브랜드 인지도 하락 등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이미 코로나19 한파가 몰아치기 시작한 지난 2월1일부터 20일까지 국내 평균 수출액은 하루 1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9.3%나 급감했다.
국내 최대 교역국인 중국, 미국 등지에서 입국차단이 전면적으로 시행될 경우 수출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큰 중소기업의 경우 입국금지 조치가 자칫 해외 바이어의 수출선 변경, 협상 불이행 등 치명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국내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중소기업 경영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출기업의 72.3%가 경영상 타격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상당수 수출기업들이 중국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원자재 및 부품소재 조달 차질과 함께 방문기회가 줄어들어 정상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데 큰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한국 입국차단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 신규 수출거래선 확보는 물론이고 기존 수출을 유지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일 하루동안 586명이 추가돼 전체 감염자는 3736명에 달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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