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차단 검증 표시 안해
약사법 등 현행법 위반소지 커
마스크·소독제 수요 늘어 기승
위생용품 소비자불만도 급증세
연합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 균 15초 이내 99.9% 이상 살균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위생용품 수요가 커지는 틈을 타 허위·과장 광고도 덩달아 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례를 들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광고가 판을 치고 있다. 자칫 '소비자 오인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 디지털타임스가 주요 온라인 쇼핑 플랫폼과 오픈마켓 등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채널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위생용품 허위·과장 광고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를테면 '코로나19 방역 마스크 99.9% 차단', '코로나19 99.9% 제거 손 소독제', '코로나19 바이러스 잡는 세정제' 등이다.
문제는 이러한 광고 문구들이 '약사법'이나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등 현행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의 경우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약사법의 적용을 받는다. 현행 약사법은 '제품의 품질과 효능 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거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즉, 코로나19 차단 유무를 검증하지 않은 이상 '99.9% 차단' 등 광고는 법 위반일 공산이 크다. 실제 A업체의 경우 '코로나19 99.9% 완벽 차단 마스크'라고 광고했지만, 어떤 식으로 검증했는지는 표시하지 않았다. B업체의 손 소독제 판매 광고에서도 '바이러스 99.99% 살균'이라는 문구에 대한 부연 설명은 찾기 어려웠다.
소비자 오인성을 불러일으킨다는 측면에서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고도 볼 수 있다. 표시광고법은 △거짓·과장의 표시·광고 △기만적인 표시·광고 △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광고 △비방적인 표시·광고 등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시행된 '부당 표시·광고 행위 유형 고시' 개정안에서 '소비자를 오인 시킬 경향과 가능성'만 있으면 부당한 광고로 볼 수 있다고 명시했다. 또 '유해물질 99.9% 제거' 등 일상 생활에서도 같은 성능을 발휘할 듯 행해지는 광고를 법 위반 사례로 들었다.
한편, 마스크나 손 소독제 등 위생용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예년에 비해 24배 넘게 급증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기타보건·위생용품' 소비자 상담 건수는 총 4007건으로, 전년 대비 240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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