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요청에 형평성 논란
中 이어 美·유럽 노선감축 확대
LCC업체도 하늘길 막혀 직격탄
연합뉴스
항공업계가 벼랑 끝까지 몰렸다. 작년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다. LCC(저비용항공사)들은 무담보·장기 저리 등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일각에선 사기업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정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2월 1∼3주 전체 국제선 여객은 310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7%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이전인 작년 12월(760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올해 1월에도 국제 여객수는 788만명이었다.
국내 항공업체는 감소한 여객 수요를 고려해 노선 감축에 나선 상태다. 기존 중국으로 한정됐던 노선 감소 대상은 유럽, 미국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매출 비중 30%에 달하는 미주 노선의 조정에도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처음으로 유럽 노선 감축에 나섰다. 일단 지역 사회 감염이 확인된 노선이 감축 대상에 포함됐지만 앞으로 운항 중단 내지는 감편 노선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LCC 업체는 기존 주력인 중국과 동남아시아 하늘길이 막히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노선 운휴, 임원 사표, 임금 반납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한계에 다다른 모양새다. 지난 2월 28일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LCC 6곳이 공동 건의문을 내고 정부에 'SOS'를 청하기에 이르렀다.
LCC 사장단은 "지금 LCC는 작년 일본 불매 운동에 이은 코로나19 사태로 절체절명의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정부에 무담보·장기 저리 등 조건을 대폭 완화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2월 17일 항공 분야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하며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LCC에 대해 산업은행의 대출심사절차를 거쳐 최대 3000억원 내에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LCC 업계의 고충을 이해하겠지만, 정부 측이 사기업을 지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시장 논리에 따라 이참에 난립한 국내 LCC 업계의 정리를 위한 조처를 단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안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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