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영장류 활용한 동물실험 예정
유효성·독성여부 검증 잇따를듯
과기부 약물재창출 연구 총력전
연구결과 의료현장에 제공 목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출연연구기관 등 과학기술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예방과 치료에 효능이 있는 약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기존에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후보물질과 약물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유효성과 독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동물실험도 속속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미 검증된 약물을 타깃으로 효능을 신속히 확인해 동물시험을 거쳐 예방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 융합연구단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는 지난달 중순 질병관리본부에서 확보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배양과 증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화학연은 자체 구축·운영하고 있는 한국화합물은행과 신종바이러스 융합연구단이 보유한 메르스, 사스 유효물질과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에 약효가 우수한 화합물을 대상으로 선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파스퇴로연구소의 임상 화합물을 통해 유효 물질을 찾아내는 스크리닝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확보한 유효물질은 코로나19에 방어 능력을 지녔는지를 확인하는 '백신 중화항체 테스트'를 거쳐 효능이 입증되면, 국내 백신기업과 협력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다는 게 화학연의 구상이다.
화학연은 실험용 쥐를 동물모델로 확립해 실제 코로나19를 감염시켜 기존에 확보한 유효물질 검증을 거쳐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연구 가능성도 타진할 계획이다.
생명연은 감염병연구센터 주도로 코로나19 연구에 기관의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화학연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중순 확보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배양 및 증식에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이 달부터 자체 보유한 2000여 종의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동물실험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연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영장류를 활용한 고바이러스 감염체 실험을 위한 생물안전등급(ABL3) 연구시설인 국가영장류센터를 충북 오창 분원에 갖추고 있으며, 고가의 영장류를 사육·공급하는 '영장류자원지원센터'를 전북 정읍분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영장류 실험에 핵심적인 두 연구시설을 기반으로 스크리닝을 통해 확보한 유효 물질을 사람과 가장 유사한 영장류에 투여해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동물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미국 FDA에서 허가를 받아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치료에 효능이 있는 약물을 찾아내는 '약물 재창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상용화됐거나,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미 FDA 약물 가운데 세포 수준의 실험과 동물시험을 통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신속하게 확인해 의사에게 해당 약물의 정보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현재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화학연, 생명연, 국가마우스표현형사업단 등 다양한 연구기관들이 협력해 약물 재창출 연구에 협력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다음달 중으로 코로나19 의료 현장에서 의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약물 재창출 연구결과를 제공할 계획이다.
유황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은 "우리가 구축한 시판약물과 임상허가 약물 5000여 개와 화학연의 화합물은행이 보유한 1500여 개를 스크리닝해 1차 결과를 다음달 중순까지 확보해 유관기관과의 임상시험과 후속연구, 중증환자 투여 등에 대해 논의해 현장에서 신속히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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