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나미비아' 긴장하며 촬영… 끝나고 난뒤 울었죠
점차 성격도 많이 변해 요즘엔 생존훈련에 빠졌어요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 없어 폐지되면 공허할것 같아
정글은 '직장'이라 생각… 체력 닿는 한 열심히 할게요
2011년 첫 방송을 시작으로 무려 9년째 사랑받아온 SBS '정글의 법칙'이 400회를 맞아 특집 '헝거게임2'로 돌아온다. '헝거게임2'는 정글 역대 최강자로 선정된 8인의 끝장 승부를 가리는 내용으로, 족장 김병만을 비롯해 션, 박태환, 노우진, 하니, 윤도현, 오종혁, 이승윤, 한보름이 출연한다.
이날 출연진들을 대신해 김병만과 김진호 PD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는 코로나19 사태를 우려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치러졌다.
먼저 김병만은 400회를 맞이한 소감으로 "100회도 예상 못 했다. 시청자들이 내 예상보다 몇 배 이상 좋아해주셔서 400회까지 오게 된 것 같다. 그때는 정말 상상도 못 했다"고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오랜 정글 촬영으로 또래에 비해 노화가 빨리 왔다는 김병만은 "정글에서 하도 자외선을 받고 다녀 흰 머리도 생기고 주름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자연을 배웠으니 그 이상의 가치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400회를 진행해오며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은 없냐고 묻자 김병만은 "솔직히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 프로가 갑자기 없어지면 어떨까 생각하니 정말 공허하고 우울하더라"라며 "없어지지 않기 위해 여러 변화를 하고 있다"고 '정글의 법칙'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를 위해 김병만은 생존훈련을 배우기도 하고 짚공예, 스카이다이빙, 프리다이빙 등 기술적인 것들을 배우는 데 치중을 두고 있다고 한다. 최근 비행기 조종에 도전 중이라는 김병만은 "언젠가는 가까운 거리를 비행기로 조종해 '정글의 법칙' 부족 원들이랑 함께 같이 할 날이 오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김병만은 9년 전 '정글의 법칙' 첫 촬영인 나미비아 편을 떠올리기도 했다. 당시를 "무서웠다"고 회상한 김병만은 "외국을 나가보지도 않았고, 피부색이 다른 분들을 처음 봐서 무서웠다. 끝나고 다행이란 생각에 울기도 했다"며 "원래는 소심한 성격인데 '정글의 법칙'을 통해 많이 변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9년간 정글을 오가며 김병만은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는 "38개국의 생태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처음에 정글은 내가 도전해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여러 나라를 경험하면서 '같이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자연에서 무언가 얻으면 우리도 무언가 돌려줘야 하는구나'라고 마인드가 변했다"고 설명했다.
'정글의 법칙'에는 334명의 스타들이 거쳐갔다. 아이돌스타부터 운동선수까지. 다양한 출연진을 겪은 김병만은 이 중 추성훈과 가장 케미가 좋았다고 한다. 그는 "추성훈과 7시간 30분 동안 불을 피운 기억이 난다. 당시 우리는 체력은 있었는데 기술이 부족했다. 제작진이 중간에 라이터를 줬지만, 끝까지 불을 피워 둘이 부둥켜안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글에 최적화된 사람으론 초창기 멤버 리키 김을 꼽았다. 김병만은 "아무래도 지금은 많은 사람이 오니 한 사람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다. 초창기 땐 4명이서 6박 7일을 보냈다. 이후에도 여러 번 정글에서 생활한 결과, 신체적으로 가장 정글에 최적화된 사람같더라"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남극을 꼽았다. 지난 2018년 배우 전혜빈, 김영광과 남극을 다녀온 김병만은 "그렇게 깨끗한 대륙은 처음이었다. 촬영하면서 물통과 소변통을 갖고 다녔다. 10월에서 2월까지만 남극을 다녀올 수 있는데 그때동안 한 곳에 쓴 물들을 모아 큰 비행기로 싣고 오더라. 남극이 앞으로도 계속 잘 보존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구 최북단의 섬을 가보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에 초대하고 싶은 출연진으로 배우 하지원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하지원 씨가 영화 출연할 때 웬만하면 대역을 안 쓰시고, 모험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특히 별을 좋아하신다던데, 정글에 가면 별을 엄청 볼 수 있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김진호 PD는 백종원 대표를 꼽으며 "백종원이 현지 특산물로 요리를 해 병만족을 대접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병만은 이에 동감하며 "백종원 대표님의 크리에이티브한 정글 음식, 기대하겠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김병만은 정글을 '직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정글은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시청자들이 계속 지켜봐주신다면 체력이 닿는 한 열심히 할 것"이라며 "500회, 600회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시청을 당부했다.
SBS '정글의 법칙 헝거게임2'는 29일 오후 9시 첫 방송됐다.
김지은기자 sooy0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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