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환 한누리창업연구소장
!["1회성 찔끔 지원으론 안돼… 정부, 임대료 인하운동 적극 장려를" [풀뿌리상권 살려내자]](http://contents.dt.co.kr/images/202003/2020030302100358063001[1].jpg?var=1412 "\"1회성 찔끔 지원으론 안돼… 정부, 임대료 인하운동 적극 장려를\"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경제종합일간지 재창간 1년ㆍ창간 20년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조직을 갖추지 못한 한계자영업자들에게까지 정부의 골목상권 지원이 이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골목상권이 활성화되기까지 지원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대부분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1회성에 그치고 있는 상황을 이젠 바꿔야 합니다."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정부와 각 지자체들의 노력은 수년 째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골목상인들의 어려움은 해마다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디지털타임스는 골목상권의 현실을 진단하고 , 향후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2일 서울 중구 본사 사옥에서 한누리창업연구소 박경환(사진) 소장을 만났다. 박 소장은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창업 상담 및 컨설팅을 제공해 자영업자들이 '깜깜이 창업'을 하지 않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박 소장은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하는 역할로 '임대료 인하'를 꼽았다. 그는 "인건비를 절감하거나 손님을 끌어 모으는 일은 자영업자들의 몫이지만, 정부는 임대료를 낮추는 일에 앞장서줘야 한다"며 "민주국가에서 정부가 임대료를 낮춰주는 게 가능한 일이냐고 묻겠지만,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낮추는 건물주들에게 세제 혜택을 준다든지 하는 정책적 지원으로 충분히 장려가 가능하다"고 했다. "정부가 적극 장려해 미담 사례로 퍼진다면 임대료 인하 운동도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악덕 건물주에게는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등 불이익을 줘서 악행을 근절시켜야 하는데, 이를 실천하려면 특별히 태스크포스(TF) 같은 팀을 구성해 운영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골목상권의 심각한 현실을 인식하고 정책을 집행하려면 약간의 저항이나 불협화음을 감수하고서라도 확실하게 (정부가 정책을) 휘둘러보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 소장은 "IMF 외환 위기 때 3000원 수준이던 밥값이 요즘은 7000~8000원으로 2배가 올랐다고 보면 되는데, 임대료나 부동산 가격은 그때와 비교하면 2~3배 수준을 훨씬 넘는다"며 "장사하는 사람한테는 물가가 수익으로 직결된다. 임대료도 물가상승률만큼 적정 수준에서 올라줘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급속하게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물가가 안 오르는 것만으로도 큰 악영향이 될 수 있는데 임대료까지 가파르게 오르니 자영업자들이 죽는 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뱉었다. 박 소장은 "2004년부터 자영업자 수가 너무 많아서 어렵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왔었다. 그런데 15년이 지난 지금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정책 실패로밖에 볼 수 없다"며 "자영업자 숫자가 갑자기 많아진 것도 아니고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때도 상황은 같았다. 달라진 게 있다면 최저임금 인상 등 임금이 급격하게 올랐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임금을 올리지 말라는 게 아니라 너무 갑자기 올렸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상황을 더 열악하게 만들었다"면서 "어쩔 수 없이 직원들을 자르고 고용을 안 하면 결국 소비를 하는 사람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터지면 직격탄을 맞는 것"이라고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행정안전부의 '골목상권 살리기 사업'에 대해서는 "조직을 갖추지 못한 사각지대까지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박 소장은 "정부나 지자체의 골목상권 지원은 조직을 갖춘 상인회나 번영회에 머물러 포괄적이고 거시적인 자금지원과 컨설팅 지원은 거의 없었다"며 "단순한 1회성 자금 지원이 아니라 지원 사각지대에 있는 한계자영업자가 모여있는 골목상권에 대한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상권 살리기의 핵심은 이미 그곳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이용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원래 있던 자원을 보유한 상태에서 특성에 맞게 관광객을 유입한다든가, 연령층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SNS 마케팅이 뜨니까 각종 자영업자들이 SNS 마케팅에 기대는 모습을 보이는데, (SNS로만 뜬 곳은) 2년 이상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조금만 SNS상 평가가 나빠지면 바로 매출이 떨어진다는 리스크가 있다. SNS 마케팅은 상권에서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일 뿐 거기에만 의존해서는 상권을 살릴 수 없다"고도 했다.
박경환 소장은 △1953년 출생 △중소벤처기업부 생활혁신형 창업 심사위원 △서울시 창업스쿨 담임교수·지도위원 △행정안전부 골목경제살리기 심사위원 △중소기업청(현 중기부) 지리정보시스템(GIS) 상권분석시스템 평가위원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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