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번지·구로·경남서 `빅매치`… `코로나 선거` 최대변수

임재섭기자 ┗

메뉴열기 검색열기

정치 1번지·구로·경남서 `빅매치`… `코로나 선거` 최대변수

임재섭 기자   yjs@
입력 2020-03-02 20:15

'종로' 이낙연 vs 황교안
黃, 민주당 지지도 높은 '창신·숭의동' 票가 승패
李, 보수성향 유권자 얼마나 끌어안느냐가 관건


이낙연 전 국무총리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경제종합일간지 재창간 1년ㆍ창간 20년

미리 가 본 격전지 : '종로' 이낙연 vs 황교안


차기 대선 후보 1·2위를 다투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서 격돌한다.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종로의 최종 승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급격한 판도 변화가 최대 변수다. 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이슈인 문재인 정부 책임론이 불거지는 데다, 지역 선거전략의 변화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는 최근까지 유튜브 채널 '이낙연 TV'를 통해 종로 유권자를 주로 만나고, 실제 만남은 소규모로 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도 유권자들과 대면하는 행보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확산하면서 각종 선거 행사가 취소됐고, 유권자들이 불특정 다수가 밀집하는 장소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후보자가 감염될 경우 선거 구도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 내외는 지난 21일 국립의료원에서 받은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에 무너진 선거공식= 그간 지역구 선거의 가장 확실한 '기본' 중 하나는 발로 뛰며 유권자를 최대한 많이 만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평소 고공전을 펼치던 정치인들도 선거 기간만큼은 새벽같이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로 나와 지역 주민들에 인사를 하는 것이 '정석'으로 여겼다. 낮 시간에도 내내 유권자를 일일히 만난 뒤, 다시 퇴근길에는 퇴근인사를 하면서 하루를 마감하는 게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선 이런 공식이 깨지고 있다. 대구에서 감염자가 폭증하기 이전까지는 고육책으로 악수를 나누면서 손 세정제를 나눠주는 정치인도 있었지만,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뒤에는 집단행사에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유권자들도 각종 행사에 참가하길 꺼리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 전 총리는 지난달 24일부터는 출근인사도 하지 않았다. 황 대표는 같은날 오전 출근인사에 나섰지만 국회 본회의가 코로나 여파로 취소되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오후에 소상공인을 만나는 일정 하나만 소화했다.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맞대는 선거가 어려워지자, 이 전 총리와 황 대표 모두 온라인 선거활동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전 선거와는 전략부터가 다른 선거가 치러지는 것이다.

◇지키려는 李, 빼앗으려는 黃= 이번 종로 선거의 기본 구도는 황 대표가 '도전자' 입장이다. 종로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9대와 20대 지역구 의원을 했다.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19대 대선, 2018년 지방선거까지 내리 이겼다. 특히 대선에서 종로 구민들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배가 넘는 표를 몰아줬다. 이 전 총리 입장에서는 기존 표만 잘 지켜도 무난히 승리할 수 있다는 평가는 그래서 나온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지난해 불거진 조국 사태,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중도층은 물론 일부 진보 지지층까지 민심이 이탈했다고 보고 있어, 황 대표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사태로 위기 사태가 계속되면서 양측 캠프 모두 선거전략이나 공약과 관련한 언급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실제 이낙연 전 총리 측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코로나 문제가 심각하고 정국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말씀드리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며 "지금은 전략적 선택보다는 선거를 넘어서 안전이 제일 큰 가치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李-黃 종로 전셋집은 총선 넘어 차기 대선주자 포석= 특히 종로구 내에서도 격전지가 있다면 '창신동'이 꼽힌다. 종로는 정 총리가 19대 총선에서 홍사덕 전 의원을 꺾고 승리하기 전까지는 보수가 우세한 지역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창신동에서 몰표가 쏟아지면서 정 총리가 19대 국회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깃발을 꽂을 수 있었다. 정 총리가 이후 4년 간 보수세가 강한 평창동과 사직동을 끌어안았지만, 여전히 창신동·숭의동만큼의 지지는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선거 경험이 적은 황 대표가 종로 선거를 통해 차기 대선후보로 입지를 굳히려면 종로구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창신·숭의동 표를 끌고 와야 한다. 이 때문인지 황 대표는 종로 선거에 출마하면서 혜화동에 전셋집을 구했다. 모교인 성균관대가 있으면서, 창신·숭인동과 가깝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전 총리는 평창·사직동과 가까운 교남동에 집을 구했다. '호남 총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는 이 전 총리 역시 이번 종로구 선거에서 보수성향 유권자를 얼마나 끌어안을 수 있느냐가 차기 대선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서 가능성을 확고히 하는 길이라 판단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