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7000억 규모로 발행 계획
3년내 만기 차입금 1.5조 달해
코로나 19 확산 등 변수로 작용
투자액 기대 이하땐 자금 부담
<에쓰오일 홈페이지>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최근 정유·화학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에쓰오일(S-Oil)도 다음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앞으로 3년간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1조5000억원을 넘어 투자자 확보가 중요한 데 '코로나19' 악재가 흥행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오는 10일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이번 발행물량은 5년물 2300억원, 7년물 700억원, 10년물 1000억원 등이며 흥행에 성공할 경우 최대 7000억원까지 발행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가 맡는다.
이번 조달자금은 올해 만기 도래하는 720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은행차입금 상환을 목적으로 하며 이 중 5600억원은 상반기 내에 상환해야 한다. 이와 별도로 오는 10월엔 23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추가로 만기 도래할 예정이다.
이번 발행이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 만기도래하는 회사채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를 포함해 2022년까지 은행 차입금을 제외한 만기 회사채 규모만 1조5600억원이어서 2029년까지 만기도래 물량(3조원) 중 절반이 몰려 있다. 이번 발행에서 투자수요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앞으로 자금조달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6월 울산에 준공한 5조원 규모의 복합 석유화학시설에 대한 투자금 마련 차원에서 차입금이 대폭 불어났다. 이로 인해 작년 3분기 누적 금융비용은 3835억원으로, 이전 1000억~2000억원 수준에서 두 배가량 늘었고 이는 실적 부진에도 영향을 끼쳤다. 작년 9월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9000억원대여서 자금사정도 여유로운 편이 아니다.
조달규모를 늘리기 위해서는 흥행에 성공해야 하는데 코로나19가 변수다. 중국의 수요 위축으로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중국의 공장가동이 멈추면서 중국 수출물량 감소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여행제한 등으로 항공산업이 위축되면서 항공유 매출도 급감할 전망인 데다 국내 기업들도 셧다운(일시가동중단) 위기감이 현실화되고 있어 수요산업 경기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글로벌 공급과잉은 올해도 별다른 변화가 없어 업황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다행히 기대볼 만한 부분은 올 들어 회사채를 발행한 정유·화학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GS칼텍스은 이달 4000억원 발행에 성공해 목표보다 2500억원, LG화학은 9000억원으로 계획보다 4000억원 발행물량이 각각 늘었다. 현대오일뱅크는 5000억원 발행물량을 완판했으며 발행금리도 10bp(1bp=0.01%포인트)가량 낮아져 업황과 무관한 모습을 보였다.
채권시장에서는 모회사의 건전성 여부가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분위기다. 앞서 정유·화학 업체들이 연초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것도 이같은 요인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에쓰오일의 경우 그룹이 아니지만 대주주가 사우디 아람코라는 점이 불안요소를 해소할 만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인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코로라19 여파도 영향을 미쳐 당분간 손익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국제해사기구(IMO) 2020 선박연료 규제 효과가 점차 발휘되고 다각화된 사업기반, 고도화비율 제고,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수준 등을 고려하면 우수한 이익창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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