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문체부 3억 투입 용역 발주
연구결과 게임질병 근거로 활용
사실상 질병코드 도입 여부 달려
게임 = 질병 성립 땐 시장 치명타
연합뉴스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 국내 도입을 둘러싼 의료계와 게임계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게임중독의 판단근거가 될 연구작업이 진행된다. 게임업계는 국내에 '게임중독=질병'이라는 논리가 수용될 경우, 한류콘텐츠의 상징이 된 국내 게임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는 오는 6일부터 10일까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과학적 근거 분석 연구'와 '게임이용장애 실태조사 기획연구'을 진행할 기관 혹은 단체를 모집한다. 과제별로 1억50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돼 총 3억 원이 투입된다. 문체부와 복지부는 과제당 7500만 원을 지원해 각각 1억5000만 원씩 지원한다. 두 기관이 함께 수행하는 연구지만 용역발주, 낙찰자 선정, 전반적인 용역관리 등은 복지부가 전담한다.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최종보고회는 오는 10월 중으로 예정돼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게임중독은 질병이라는 근거자료로 활용될 예정이어서, 국내 게임업계로서는 생사가 걸린 현안이다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해 5월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11차 국제질병분류(ICD-11)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ICD-11의 효력이 발생하는 2022년 1월 1일부터 게임이용장애는 공식적인 질병이 되며, 우리나라의 질병분류인 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KCD)에도 이 내용이 반영될 수 있다.
오는 2025년 KCD 개정이 예정돼있어 게임이용장애 국내 도입을 둘러싼 의료계와 게임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WHO에서 의학적, 공중보건학적 근거에 의거해 결정됐으므로 효과적 예방·치료 및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게임의 문제적 사용으로 인한 사용자 고통과 기능손상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해 질병코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
반면 게임업계는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 등재 근거가 부족하고 진단기준이 모호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로 게임에 대한 '낙인효과'로 부정적 파급효과를 걱정하고 있다. 실제 게임의 질병코드 등재가 현실화 될 경우, 게임산업 위축으로 인한 직간접적 손실은 3년 동안 1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 경제적 타격에 대한 업계 우려도 큰 상황이다.
이처럼 양 진영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다 보니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7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협의체는 의료계(3명)·게임업계(3명)·법조계(2명)·시민단체(2명)·관련 전문가(4명) 등 각계 대표 민간위원 14명과 정부위원 8명 등 총 22명으로 구성됐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과학적 근거 분석 연구'를 통해서는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과정에 대해 검증한다. '게임이용장애 실태조사 기획연구'는 게임이용장애 실태조사를 위한 진단도구 등을 설계하고 제안하기 위해 기획됐다.협의체는 해당 연구에 대해 분기별로 1회 점검회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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