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확산에 소비심리 위축
현장직 근로자 재택 자체가 불가
정부 방역대책 '사각지대'에 놓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산차질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중소업계 및 소상공인들이 심각한 생존위협에 내 몰리고 있다. 특히 감염원 차단을 위해 공공기관,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재택근무, 원격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범 국가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경제적 여건은 물론 시스템도 갖춰지지 못해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경제활동 축소로 매출 급감을 호소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속출하고 있다.실제 중소기업 10곳 7곳 이상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상의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내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26일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중소기업 경영실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0.3%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상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초 조사때 보다 두 배나 많아진 수치다. 중국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납품차질을 겪거나, 급격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줄어든 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소기업들은 정부가 감염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시행중인 재택근무, 원격근무 정책도 정작 제조업체들과는 동떨어진 정책이라고 울분을 토한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 하기 위해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재택근무가 확대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뿌리산업인 중소기업에는 아예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부정적인 반응들이다.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뿌리산업은 장치, 장비를 이용하는 게 대부분이라 재택근무를 할 수가 없다"면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게 뿌리산업 기업들이 처한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부족한 인력을 보충할 생각도 못하고 있다"며 "상품에 대한 신뢰성, 품질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업들은 더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중기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현장에 나와야 일이 되는 우리 같은 기업에 재택근무를 하라는 건 문닫으란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현실적으로 지켜질 수 없는 대책 말고 코로나19 이후의 대비책, 말하자면 산업용 원자재 등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정부가 당장 시작해주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이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소상공인 업계도 마찬가지다.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출하지 않고 집안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방콕족'이 늘면서 심각한 매출감소에 직면하고 있다.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확진자 동선에 포함돼 건물이 폐쇄돼도 소상공인들은 단 한푼도 보상을 못 받는다"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소상공인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피해를 보상해 줄 보다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13일부터 19일까지 소상공인 107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사업장 매출액이 감소했다는 응답률이 97.6%에 달했다.
이도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홍보실장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하는 긴급경영안정자금의 신청이 폭증하고 있다"면서 "신청을 접수하는 공단 지역센터의 인력이 부족해 지자체 공무원이 파견을 나와 안내업무를 도와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대출 신청액에 비해 실행액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소상공인 자금지원 부분에 대한 추가경정예산인 1조4200억원이 편성될 거라는 전제로 대출 신청을 계속해서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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