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제공
현대글로비스가 올해도 완성차 해상운송(PCC) 사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80%를 넘어섰던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의 매출 비중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비(非)계열사 비중을 끌어올린 덕이다. 이는 세계 해운시장에서 자생력을 입증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작년 매출 18조2701억원, 영업이익 876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보다 8.3%, 영업이익은 23.4% 증가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실적 성장은 PCC 사업이 주도했다. 작년 3조219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2조7100억원)과 2018년(2조9000억원)에 이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해운사업 매출 성장은 매출처 다변화에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수년간 '캡티브 마켓(내부시장)' 비중을 축소하고 비계열 물량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작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PCC 사업 부문에서 비계열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PCC 사업 매출은 약 2조500억원을 기록했다. 비계열 물량 비중은 53%로 해외 완성차 브랜드가 운송을 맡기며 준 수수료로만 1조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인 셈이다. 한때 80%를 넘던 계열사 물량은 50% 아래로 내려왔다. 계열사 의존도를 줄이며 세계 해운시장에서 자생력을 입증한 것이다.
올해 해운사업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PCC 사업의 성장을 밑바탕으로 해운사업 전체 역량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지는 비계열 물량 확대 움직임이 올해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작년 초 미국에서 북유럽으로 수출되는 미국 테슬라 모델3의 물량을 따내는 등 비계열 물량을 수주한 데 이어 스웨덴 선사 스테나 레데리와 유럽 해운 합자회사 '스테나 글로비스'를 설립해 유럽 현지에서 완성차 연안 해운사업을 추진하는 등 경쟁력을 키웠다.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물류 그룹인 창지우와 현지 중고차 유통과 완성차 해운사업을 위한 2개 합자회사 설립 계약도 맺었다. 시장 전망에 걸맞은 덩치도 키웠다. 현대글로비스는 90척의 자동차운반선과 60척의 벌크선 등 총 150여 척의 세계 선사 최대 규모의 선단을 운영 중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지난 2009년 PCC 사업에 진출한 이후 계열사 외에도 세계 완성차 업체와 중장비 제조사 등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벌인 결과 비계열 매출 비중이 매년 높아졌다"며 "올해 외형과 내부 역량을 고루 성장 시켜 글로벌 리딩 해운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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