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사업다각화 결실
작년 부동산 매출만 4194억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KT&G가 담배 판매를 통해 번 돈으로 부동산 투자에 나서며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금연 정책 확대 등으로 담배 시장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반면, 지난해 KT&G가 부동산으로 올린 매출은 무려 3배 가까이 뛰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KT&G의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9426억원, 1조1472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2.1%, 14.2% 증가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지난 2018년 기록한 '어닝쇼크'를 딛고 1년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KT&G의 2018년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6295억원, 1조81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2.4%, 19% 급감했다.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 상당수가 사상 최악의 경영 성과를 받아든 것과 비교하면 KT&G의 실적 개선세는 더욱 뚜렷하다.
KT&G의 호실적 배경에는 지난해 출시된 궐련 신제품이 선전하며 실적이 증가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KT&G가 공격적으로 나선 부동산 투자가 결실을 본 영향이 크다.
지난해 KT&G의 부동산 매출은 4194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138.3% 급증했다. 특히 분양 매출만 3515억원에 달해, 전년보다 3배가량 폭증했다. 임대 매출은 679억원으로 18.5% 늘었다.
KT&G가 사업 다각화로 추진 중인 수원 푸르지오 아파트 분양이 반영된 결과다. KT&G는 수원 화서동에 있는 수원공장 부지에 수원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아파트와 도시공원(약 3만평) 등을 개발했다. 지난해 수원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아파트는 전체 2355세대 1순위 청약을 마감한 결과 27.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큰 인기를 끌었다. 미계약분 청약도 마감해 100% 분양을 마감했다.
KT&G는 일찌감치 부동산 투자에 발을 들여놓았다. 초창기에는 전주, 대구, 안동 지역에 위치한 담배공장 부지 위에도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가 등을 짓고 분양을 하는 데 주력했다. 2013년부터는 글로벌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와 손잡고 코트야드메리어트서울남대문 호텔도 열었다.
그 결과 KT&G의 부동산 투자금액도 해마다 증가세다. KT&G의 투자 부동산 자산 규모는 2015년 7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원을 훌쩍 넘겼다.
이처럼 KT&G가 부동산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담배 시장 성장 여력이 축소된 탓이다. 인구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금연 정책이 강화되면서 담배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날마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부동산 투자는 핵심 효자 사업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KT&G는 올해 부동산 매출 목표치로 6129억원을 제시했다. 이 중 수원서 진행하고 있는 분양에서만 매출 5402억원을 올린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도 순탄하게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평가한다.
KT&G 측은 "2018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수원 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목표치는 이런 기대를 충분히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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