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업체 지연에 분리매각 카드
기업가치 오른 IHQ 정리도 탄력
SKT·LGU+ 경쟁사 행보 따라
KT 딜라이브 인수 다시 나설듯
유료방송사간 M&A(인수 및 합병)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TV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를 둘러싼 빅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딜라이브는 유료방송 1위 그룹인 KT를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았지만, 최근 KT가 요지부동하면서 안갯속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딜라이브는 일단 자회사 매각카드를 통해 덩치 줄이기에 들어갔다. 딜라이브 본체와 자회사, 손자회사의 통 매각보다는 결국, 몸값을 낮춰 분리매각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 브이티지엠피와 IHQ(딜라이브 자회사)는 자사가 보유한 큐브엔터테인먼트(손자회사)의 지분 30.6% 를 브이티지엠피에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매각대금은 약 291억원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딜라이브의 몸값은 대략 2조원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IPTV 업체들의 공세에 케이블TV 업체들의 몸값이 떨어지고 인수를 원하는 기업도 나오지 않으면서 딜라이브의 몸값은 당초 2조원대에서 절반가량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딜라이브는 계열사들에 대한 분리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와 아울러 회사 매각이 더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큐브엔테인먼트 매각으로 시장에서 기업 가치가 올라간 IHQ 매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IHQ는 드라마 제작사이자 장혁, 김우빈, 김유정 등이 소속된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큐브엔터테인먼트에는 그룹 '비투비', '펜타곤' 등 한류그룹과 최근 급부상 중인 걸그룹 등이 소속돼 있다.
딜라이브가 손자회사 큐브엔터테인먼트를 시작으로 자회사 IHQ까지 정리할 경우, 주춤하던 유료방송 M&A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유료방송 3강 체제 개편을 계기로, 경쟁사들이 몸집 불리기를 위한 추가 인수합병을 단행할 경우, 통신맏형 KT그룹이 본격적인 인수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T는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딜라이브 인수에 신중한 의중을 보이고 있지만,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강공 행보를 보일 경우, KT로서는 유료방송 1위 자리도 위협받게 된다. KT스카이라이프는 특히 딜라이브가 강세를 띄고 있는 수도권 고객 확보라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한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KT는 SK텔레콤의 향후 행보에 따라 결국 딜라이브 인수를 다시 저울질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SK텔레콤이 추가 인수에 나서지 않은 현재처럼, KT는 고객 서비스와 콘텐츠 위주의 경쟁의 장이 유지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간 합병 심사 완료로 SK텔레콤 계열(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24.03%(지난해 상반기 기준)로, KT, LG유플러스에 이어 3위를 기록하게 됐다. 앞서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국내 유료방송 점유율 24.72%로, KT(31.31%)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선 상황이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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