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애브비·GSK 등
30여개 항바이러스제 대상
코로나19 치료 효과 실험
약물·후보물질 발굴 주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팬데믹)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글로벌 제약업계의 R&D(연구개발)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코로나19에 대한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제약업계가 글로벌 협업을 통해 감염 확산 예방과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나섰다.
3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에 따르면, 길리어드, 애브비,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 존슨앤존슨, 사노피,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30여 개 가량의 항바이러스제를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제약사들은 기존에 허가된 치료제와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등에서 코로나19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약물과 약물 후보물질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일부 제약사들은 에볼라와 에이즈(HIV)와 같은 바이러스성 병원균에 사용했던 약물에 대한 긴급사용과 임상시험 가능성 여부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고혈압 치료제인 'ACE 억제제'나 프로테아제 억제제, 면역 치료제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치료에 효능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제약사 자체 노력뿐만 아니라, 글로벌 협력을 통한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제약업체들은 모든 인플루엔자 데이터를 공유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GISAIC Initiative)'를 통해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시퀀스를 공유키로 하고, 다양한 자원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길리어드의 경우 코로나19 치료에 쓰이는 에볼라, 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를 대상으로 아시아 등에서 2건의 3상 임상시험을 시작했으며, 우리나라 식약처에 IND(임상시험승인요청서)를 제출하는 등 임상 참여 환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제약사인 애브비는 에이즈 치료제로 국내에서 허가 받은 '칼레트라'를 코로나19 치료 옵션으로 제공하기 위해 식약처 등 정부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애브비의 '칼레트라', GSK의 '자나미비르', 로슈·머크·바이웰의 '인터페론' 등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코로나19 치료제에 포함돼 있다.
GSK는 기존에 확보한 독감백신 보강제 플랫폼 기술이 코로나19의 백신 개발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일부 백신에 항원보강제를 추가해 단독 백신보다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면역성을 유지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존슨앤존슨 역시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조직과 협력해 확보하고 있는 의약품을 활용해 코로나19 질병 악화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사노피는 사스 백신 개발 경험을 살려 자체 재조합 DNA 기술 플랫폼을 토대로 코로나19 백신 후보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KRPIA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제약업계를 중심으로 이에 대처하기 위한 R&D 혁신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협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진단 등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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