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大결집 가능성 커져… 정치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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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大결집 가능성 커져… 정치권 촉각

윤선영 기자   sunnyday72@
입력 2020-03-04 18:33

옥중 메시지 던진 박근혜
사분오열된 보수진영 상황 고려
선거중심 수도권 표심 갈라지고
텃밭 TK·PK우위도 어렵다 판단
통합당은 환영… 범여권은 비난


유영하 변호사가 4일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이 4일 박근혜 대통령의 호소로 적지 않은 판세 변화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동안 알알이 흩어졌던 자유보수 진영의 대단결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과연 그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우선 지금처럼 보수가 흩어진 상황에서 그 역할은 적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합쳐도 모자란 판 …"라는 게 보수의 한탄이었다.

그만큼 현 보수 진영은 미래통합당, 홍문종 의원이 창당한 친박신당, 조원진 전 우리공화당 대표와 김문수 전 자유통일당이 출범한 자유공화당 등으로 갈라져 있다.

그동안 반문(문재인 대통령) 연대를 주장해온 미래통합당은 이번 박 전 대통령의 호소로 천군만마를 얻은 모양새다.

그동안 현 여권이 가진 최대 패는 '박근혜 대통령의 총선 전 사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이 총선 전에 사면되면 자연히 보수에 균열이 생겨 여권에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호소로 이 같은 생각은 폐기처분되게 됐다.

무엇보다 보수 대연대가 나올 경우 미래통합당의 승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황 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보수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을 호소했다.

그 결과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 향한 전진4.0 등이 참여한 보수 야권 신당이 닻을 올렸지만 '탄핵의 강'은 여전한 복병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번 호소는 이 같은 상황에서 총선에서 보수의 승리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보수분열 상태에서 선거를 치를 경우 선거의 중심인 수도권에서 표심이 갈라지는 부작용뿐만 아니라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선거우위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박 전 대통령은 판단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자필편지에서 한국당과 새보수당 등 보수 정당의 통합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통합당에 지지를 보내는 한편 야권 세력이 결집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맞설 것을 주문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또 이날 북한의 위협과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등을 꼬집으며 '반문' 기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관위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께서 감옥에서 아주 의로운 결정을 해주셨다"며 "박 전 대통령이 원하는 그 뜻을 저버리지 않도록 공관위원들도 마지막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엄정한 공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의 공천과 관련해서도 "(공천을) 하게 된다면 그때 보겠다"며 "우리는 중요 인사들이 우리당에 들어오는 것에 언제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무성 통합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크게 환영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박 전 대통령의 말씀대로 대한민국을 위해 지금은 서로 힘을 합칠 때다. 합치지 못하면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고,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을 지키기 어렵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이번 4·15 총선은 좌파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키려면 우파 보수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고,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국 통합당 의원 역시 입장문을 내고 "박 전 대통령의 말은 정치적 이해가 아닌 애국적 진심"이라며 "통합당은 그 진심을 총선 승리를 통해 실현해 내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민주당과 민생당, 정의당 등 범여권 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제윤경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통합당이 박 전 대통령의 정당이고 적극적으로 총선에 개입하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김정현 민생당 대변인은 "자신의 추종 세력을 규합해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고도로 기획된 정치공작성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도 "이제까지 숨죽이고 있던 박 전 대통령이 고개를 슬그머니 내미는 것을 보니 국회에서 정쟁을 일으키고 발목만 잡는 통합당이 탄핵 이전 '도로 새누리당'으로 돌아간 듯하다"라며 "결국 탄핵 이전으로 정치 시계를 돌리겠다는 퇴행적 행태에 기가 찰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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