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급사업 한도 30만원으로 상향
삼성 등 대기업 제품 수요 몰려
일각선 "코로나 빙자 세금 퍼주기"
산업부 "에너지 수요관리 차원
소비심리 회복 위해 확대 편성"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해 시작한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 환급 사업'의 한도를 기존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려 새로 진행키로 했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예산만 3000억원으로 기존의 10배에 달한다.
하지만 이 사업 대상 제품은 주로 대기업에 쏠릴 공산이 크고, 이용하는 이들 역시 자산에 여유가 있는 계층이다. 즉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 저소득층 가계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사업이 "코로나 위기를 빙자한 총선을 앞둔 세금 퍼주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5일 국회에 제출한 2020년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3000억원을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 환급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전체 산업부 소관 추경 3620억원 중 80% 이상이 소모되는 것이다.
이 사업은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정부가 일정한도에서 구매가의 10%를 환급해주는 제도다. 지난해 한도는 20만원이었다.
이번 사업 한도는 10만원이 더 늘어난 30만원이다. 시행시기는 3월 말부터로 예측되고 있다.
구체적인 환급대상이나 품목, 환급비율은 이달 중 별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지난해 사업 방식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선정한 가전제품 품목 중 에너지 효율이 1등급이거나 우수한 제품을 구매하면 사후 환급해주는 식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다자녀가구와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할인 가구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가전제품 환급 사업을 진행했다가 같은 해 하반기부터 지원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했다. 당시 사업 재원은 전력산업기반기금과 한전 출연금으로 마련했으나, 이번 사업은 100%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게 된다.
무엇보다 사업 규모가 지난해보다 10배 확대되는 만큼 이용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구조상 삼성·LG 등 대기업 제품에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고, 여윳돈이 있는 계층의 지갑이 주로 열릴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지난해 환급 신청 건수가 가장 많았던 제품은 김치냉장고인데, 대부분 삼성전자 등 대기업 제품이 환급 사업으로 인한 실적 증대 효과를 봤다.
국회는 바로 추경 심사에 착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깐깐한 심사가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당초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으로 교체를 장려해 에너지 수요 관리를 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라며 "경제활력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 심리 회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규모를 확대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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