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실적·자동이체 설정 등
충족 못할땐 기본이자 적용돼
금리 노마드족 겨냥 절반의 성공
직장인 문현진(여·32)씨는 최근 새롭게 나온 시중은행의 고금리 적금 상품에 가입하려다 포기했다. 이자로 1년에 5.0%을 지급하는 적금 상품에 가입하려니 가입 조건에 충족하지 못하면 2.0%의 금리밖에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문 씨는 "고금리 적금이라고 나온 상품들을 살펴보면 주거래 은행을 옮겨야 하거나 한 달에 일정 금액을 써야 하는 등의 조건이 달려 있어 상품 가입에 머뭇거리게 된다"고 말했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 '고금리 적금'이 눈길을 끌고 있다. 금융사들도 상대적으로 고금리 적금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1년 만기 예·적금 금리가 1%대로 떨어진 가운데 시중은행 등이 적금 특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우리종합금융은 연 8%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적금 상품인 'The드림 정기적금'을 내놓았다. 이 상품의 기본금리는 연 2.5%이다. 그러나 가입 고객은 △신규고객 △가입고객 1만명 돌파 △체크카드 가입 및 이용실적 충족 △금융투자상품 매입실적 등을 충족해야 5.5%의 우대금리를 받아 총 8.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3일 5.01%의 정액 적립식 적금 상품인 '하나 더적금'을 선보였다. KEB하나은행에서 사명을 변경한 기념으로 내놓은 상품으로 가입 기간은 단 3일에 불과했다. 기본금리 연 3.56%이었지만, 가입자는 △온라인 채널 가입 시 0.2% △하나은행 입출금통장으로 자동이체 등록 시 1.25% 조건 등을 충족해야 5.01%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도 최고 연 5% 금리의 '첫 급여 드림'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싱품의 기본 금리는 2%이며 우대금리 3%를 충족해야 총 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가입자는 △급여이체 실적 달성 시 이후 입금분부터 우대이자율 연 1% 포인트 등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이 같이 금융사들이 고금리 적금을 소개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각종 조건이 따라 붙는 게 대부분이다. 선착순 한정이거나 신규 고객, 잔액 유지, 자동이체 설정, 연계 체크·신용카드 사용실적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DLF나 라임사태를 겪으면서 금융소비자들의 투자 현상이 예적금과 같은 곳에 투자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고금리 적금 상품 등이 나와 알아보고 있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이마저도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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