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업체 엘모스와 협력 계약
130나노 '웨이퍼 단계 IC' 제조
車업체들 레벨 3에 자율차 준비
차량당 반도체價 860달러 수준
향후 관련 시장 고속성장 전망
"유럽서 거둔 수주 성과 큰 의미
파운드리 분야서 1등 경쟁 가능"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가 독일의 유력 자동차용 반도체 전문 업체와 손잡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자율주행차 시대 진입과 함께 고공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이번 수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제시한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에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계 자동차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엘모스(Elmos Semiconductor AG)는 최근 삼성전자와 웨이퍼 단계 IC(집적회로) 제조를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엘모스는 삼성 파운드리의 130나노 BCD(Bipolar-CMOS-DMOS, 전력반도체용 공정) 웨이퍼 IC 제조 공정을 활용해 자동차용 반도체를 만든다. 이 업체는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초음파·이미지센서·전원관리·모터제어 IC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2억9480만 유로(약 39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번 수주는 신성장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소중 SK증권 애널리스트는 "GM(제너럴모터스), 다임러, 르노-닛산 등 완성차 업체들은 2020년에 레벨 3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차량당 탑재되는 반도체 규모가 150달러에서 580~860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이 같은 가능성에 주목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폭스바겐, 다임러, BMW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대거 밀집한 독일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 뮌헨'을 열고 자동차용 반도체에 최적화 한 28나노 저전력 반도체(FD-SOI), 14나노 공정 등을 집중 소개하고 8나노 등으로 확대할 계획도 소개한 적이 있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 표준인 'ISO26262 기능안전관리(FSM, Functional Safety Management)' 인증을 취득하며 자동차용 반도체 IP 설계 능력을 검증 받은 바 있다. 이 밖에도 자동차 품질경영 시스템 'IATF 16949'와 자동차용 반도체 신뢰성 평가규격인 'AEC-Q100'에 만족하는 제품을 생산하며 시장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가 자체 제작한 '엑시노스 오토 8890'을 아우디의 신형 A4에 탑재하는 등 시스템LSI 영역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를 비롯해 125℃까지 견디는 자동차용 10나노급 D램, 105℃ 온도 알람 기능을 적용한 낸드플래시 기반의 자동차용 '256GB eUFS' 등 메모리 영역에서도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용 부회장은 4대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용 전장 사업을 꼽았고, 지난해에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반도체 영역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내놓은 적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유럽에서 자동차용 파운드리 역량을 집중 소개한 뒤 가시적 성과를 창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시장을 선점할 경우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파운드리와의 1위 경쟁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445억 달러(약 52조원)에서 오는 2022년 553억 달러(약 65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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