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거래 16조, 국내최대 이커머스
롯데·신세계·현대百 후보로 거론
매각가 5조·수익성 악화 등 부담
단순 중개 플랫폼 사업성 한계도
"인수 후 대규모 추가투자 불가피"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국내 1위 이커머스 업체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흥행이 그리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높은 몸값을 지불할 여력이 있는 곳이 많지 않은 데다,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은 이베이코리아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가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온라인몰 G마켓, 옥션, G9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거래액을 합치면 연 16조원으로 국내 최대 수준이다.
이베이는 보유 지분 100% 매각가격으로 5조원을 제시하고,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통해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베이 본사의 구조조정이 이번 매각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베이는 지난해 초부터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시장은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베이코리아가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만큼 업계에서는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을 비롯해 MBK와 같은 사모펀드가 일찌감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흥행이 쉽지 않다는 비관론적인 전망도 잇따른다. 높은 몸값에 비해 수익성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015년 801억원에서 2018년 486억원으로 약 40% 급감했다. 순매출 기준으로 2015년 약 10%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2018년 4.9%로 떨어졌다. 경쟁 심화에 따른 판촉행사 강화에 따른 비용 확대가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높아 인수 자금을 댈 만한 곳이 많지 않다는 점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신세계, 롯데 등 국내 유통 대기업으로 후보군이 제한되는데, 이들마저도 경영 악화로 자금 여력이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신선식품 경쟁력이 높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쿠팡, 쓱닷컴 등은 직매입을 하거나 물류 및 배송 인프라 투자를 통해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빠르게 온라인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처럼 온라인 시장에서 단순 중개 형태의 사업의 경쟁력이 갈수록 약해지는 추세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 중인 주력 채널 G마켓과 옥션은 마켓플레이스, 또는 오픈마켓으로 불린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고, 중간에서 판매 수수료를 받는 것이 사업모델이다.
결국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더라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센터, 풀필먼트 서비스, 신선식품 온라인물류 센터 등에 수천억원이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셈이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의 수익성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마진율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의 경우 규모가 작고 경쟁력 있는 곳을 인수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가 높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는 취급고 기준 1위, 영업이익 흑자 지속 등 매력적인 회사임에는 틀림없다"며 "하지만, 인수 가능한 기업의 제약 및 현재 국내 온라인 시장의 구조를 감안하면 흥행 성공 여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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