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베트남서 첫 무대… 공연후 모두 눈물 흘려
"트로트 세계화 확신 들어… 획기적인 노래 필요"
'트롯신이 떴다' 첫 방부터 대박
그룹 방탄소년단이 K팝을 세계에 전파시킨 것처럼, K트로트를 세계에 알리고자 여섯 명의 '트롯신'들이 뭉쳤다. 도합 222년의 경력을 가진 이들은 마치 회식 자리를 떠올리게 하는 솔직담백한 입담으로 본 방송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4일 SBS 예능프로그램 '트롯신이 떴다' 기자간담회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생중계됐다. 그룹 씨엔블루 정용화가 MC를 맡은 이날 기자간담회는 '트롯신' 남진, 설운도, 김연자, 주현미, 장윤정, 진성이 한 자리에 모여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트롯신이 떴다'는 여섯 명의 '트롯신'들이 트로트 세계무대에 도전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타 프로그램에서 주로 차용되는 경연 방식이 아닌 해외에서 트로트 버스킹을 선보이는 것이 포인트다. 장윤정은 "요즘 트로트를 소재로 한 방송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막 떠오르는 트로트 스타들이 아닌 지금까지 단단하게 트로트를 지켜주신 선배님들에게 초점을 맞춘 게 마음에 들었다"며 "섭외 제안을 듣자마자 흔쾌히 출연을 승낙했다"고 밝혔다.
가수 진성 또한 "처음 섭외를 받았을 때 몇날며칠 잠을 설칠 정도로 마음이 설？다"면서 "사실 섭외 당시 출연료가 더 센 방송이 들어오기도 했는데, 이 방송이 더 중요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폭소케 했다. 이어 "제가 다른 분들에 비해 머리가 크지 않냐. 그래서 카메라가 수 십대 돌아가는 데 공포를 느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선배들이 다 적응하시더라.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 생활을 발전시킬 수 있겠다 느꼈다"고 거침없는 입담을 뽐냈다.
예능에 대한 부담감은 데뷔 56년차 남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없어 예능을 못했는데 동료들과 함께하는 것이라 출연을 결심했다"며 "60~70년대엔 한 기차타고 한 여관방에서 하루를 보내는 추억이 있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개개인들이 무대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모두 같이 하는 프로가 생겨 너무 좋았다"고 했다. 좀처럼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주현미는 "새로운 경험이겠다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 스스로도 예능을 하고 온 것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놀라워했다.
여섯 명의 '트롯신'들은 지난 1월 초 베트남에서 버스킹 공연을 펼쳤다. 첫 무대의 포문을 연 설운도는 "버스킹을 통해 데뷔하는 게 굉장히 부담스러웠지만 설운도 역사에 엄청난 의미가 생겼다.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어떻게 노래 불렀는지 모르겠다. 내려오니 장윤정과 주현미가 울고 있어라. 우리도 같이 울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공연 후 눈물을 펑펑 흘렸다는 장윤정은 "제가 포지션이 외롭다. 아이돌 그룹 사이에선 제가 너무 선배고, 트로트 선배들 사이에선 제가 너무 아기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노래를 할 때 선배들이 박수를 쳐주시더라. 그 모습을 보고 괜히 외로워하고 어려워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안도감과 서러움 등 복합적인 감정이 쌓여 눈물을 흘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K트롯 세계화 가능성에 대해선 '트롯신' 모두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장윤정은 "관객 대부분이 정용화씨 팬 분들이었다. 용화씨 따라 공연을 몇 차례 하면서 인원이 늘더라. 마지막엔 각자 응원하는 팬덤도 나뉘더라"며 "가사는 몰라도 다 같이 호응해주는 게 음악이 갖는 힘이구나 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설운도는 "시작부터 클 순 없다. 지금은 세계화 시대이기에 우리의 작은 하나가 엄청난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BTS, 싸이가 인터넷을 통해 스타가 됐듯, 우리도 인터넷을 통해 세계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아모르파티' 같은 획기적인 노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진성도 "트로트 세계화에 확신이 든다"며 "이미 국내에선 '트로트는 나이 많은 사람이 듣는 노래'라는 고정관념이 깨졌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장르가 됐고 실력 있는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날 밤 10시 첫 방송된 SBS '트롯신이 떴다'는 1부 9.2%, 2부 14.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시청률 대박을 터뜨렸다. 트롯신들은 시청률 10% 공약인 '무보수 트로트 페스티벌' 출연을 곧바로 이행하게 됐다.
김지은기자 sooy0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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