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시일내 코로나 종식기원"
"한국에서도 이 전염병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종식돼 모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 우리의 작은 기부가 의료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
KAIST 내 중국인 학생과 교수 등이 대구시에 의료 물품을 기증하면서 전한 말이다. 고국에 앞서 한국에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민 이들은 'KAIST 중국인 커뮤니티' 소속 중국인 학생(78명), 연구원(21명), 교수(6명) 등이다.
이들은 지난 1월 말 중국 후베이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자, 고국에서 분투 중인 의료진을 지원하기 위해 모금을 시작했다.
12일 동안 모은 249만원으로 의료 물품을 구매해 이를 중국에 보내려던 시기에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한국의 상황이 중국 못지 않게 심각해져 갔다. 이들은 자신들이 구매한 의료 물품을 모국인 중국보다 한국에 전달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단체 대표를 맡은 안 꾸어유엔(전산학부 석사과정)씨는 "KAIST의 많은 중국인 구성원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학교 대책반과 담당 부서의 특별한 관심 속에서 캠퍼스로 복귀할 수 있었고, 중국도 한국 정부와 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 흔쾌히 기부 의향을 바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속담 중에 '남에게 물 한방울 만큼의 은혜를 받으면 샘물 전체로 보답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작은 성의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의료진을 돕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기부한 의료 물품은 방호모 180대, 의사용 방호모 1100매, 방호경 15개, 쉴드 마스크 2세트, 방호복 57개 등이다. KAIST는 지난 4일 'KAIST 중국인 커뮤니티' 이름으로 대구시청 사회재난과에 전달했다.
이윤정 KAIST 클리닉 원장은 "따뜻한 마음을 모아 마련한 귀한 의료 물품을 기부해 준 중국인 구성원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KAIST 중국인 커뮤니티는 KAIST에 유학온 중국인 구성원들의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해 10년 전부터 통역지원과 각종 행사 등을 돕고 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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