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과 의심, 거짓과 배신.
27일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선우(김희애 분)가 남편 이태오(박해준)의 외도를 의심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등 시작부터 강렬했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선우가 남편 이태오의 배신을 맞닥뜨리면서 평온했던 일상을 집어삼킨 극단의 감정들이 시청자를 압도하며 극강의 흡입력을 선사했다.
출장 다녀온 남편의 옷에서 떨어진 체리 향 립밤에 이어 여자의 것이 분명한 오렌지빛 머리카락. 게다가 매일 다섯 시에 퇴근한다는 비서 장미연(조아라)의 말과 달리 이태오가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늘 7시를 넘겼다.
남편의 비밀에 의심이 싹트기 시작한 지선우. 자신의 환자이며 지역 유지 여병규(이경영)의 아내인 엄효정(김선경), 이태오의 고등학교 동창 손제혁(김영민)의 아내이자 절친인 고예림(박선영), 자신에게 알리지 않고 1년이나 이태오의 비서로 곁에 있었던 장미연까지 지선우의 의심은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이태오의 휴대폰을 확인하던 중 식당에서 온 문자 메시지에 새벽같이 달려가기도 했고, 보란 듯 깨끗한 휴대폰 내역마저도 의심스러웠다.
결국 지선우는 자신에게 수면제 처방을 부탁했던 민현서(심은우)에게 남편을 미행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민현서는 이태오가 한 여성과 포옹을 하는 장면을 목격해 지선우에게 알렸다. 민현서의 조언대로 지선우는 이태오의 차 트렁크를 뒤졌고, 그곳에서 남편의 내연녀 흔적을 발견했다. 그 주인공은 엄효정의 딸, 여다경(한소희)였다. 여다경은 이태오와 다정하게 사진을 찍은 것은 물론 이태오의 동창들과 함께 여행을 갔던 상황.
자신 빼고 모두가 이태오의 외도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지선우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는 '완벽하게 나를 속이고 있었다'며 자신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에게 분노했다.
이날 방송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6.3%를 기록, 역대 JTBC 드라마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을 차지했다.
4년 만에 돌아온 김희애의 힘이 압권이었다. 남편을 의심하고, 배신의 실체를 확인해가며 극단으로 치닫는 섬세한 감정의 고리를 잘 풀어냈다. 또 감정의 결을 놓치지 않는 모완일 감독의 연출, 사랑의 이면과 부부라는 관계의 본질을 꿰뚫는 밀도 높은 대본,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도 힘을 배가시켰다. 복잡한 감정선과 현실적인 관계 속에서 부부의 민낯을 거침없이 드러낸 '부부의 세계'는 28일 밤 10시 50분 방송된다. 김지은기자 sooy0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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