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3040 아빠들의 선택 ‘쏘렌토’…강인함에 세련미까지 갖췄다

입력 2020-03-29 09:03

‘마스크도 뚫어버릴 쾌적한 주행’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기아자동차가 대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쏘렌토를 확 바꿔 놨다. 세대를 거듭하며 섬세함까지 입혔다. 물론 기존 '강인한' 이미지도 이어진다. 더 커진 외관은 윗급인 대형 SUV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실내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 30대와 40대 젊은 아빠들의 선택에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26일 기아차가 개최한 쏘렌토 시승행사에 참가해 서울 영등포구 서울마리나에서 경기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한 카페까지 왕복 약 90㎞를 주행했다. 시승 구간은 크게 도심주행과 고속주행이 4대 6의 비율로 구성됐다. 두 구간 모두에서 '정숙함'과 함께 답답하지 않은 주행성능을 공통적으로 느껴졌다.
이번 4세대 쏘렌토의 심장은 스마트스트림 D2.2 엔진과 스마트스트림 습식 8DCT(더블클러치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현대차그룹 내 완성차 가운데 첫 적용이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f·m의 힘을 낸다.

새로운 플랫폼(차체)을 적용했지만, 중형 SUV 특유의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전 세대 모델보다 몸무게를 100㎏ 이상 감량했지만, 주행 중에 느껴지는 단단함은 여전하다. 고속주행에서 차선을 바꾸더라도 뒤뚱거리지 않고 이내 옆 차선으로 차량을 옮겨 놓는다.

중간회차지 인근 구불구불한 산길에서의 주행이 백미였다. 약 15㎞로 구성된 산길을 따라 스티어링휠(운전대)을 조작하며 곡선 길을 빠져나올 때마다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기아차는 쏘렌토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새 차체를 통해 실내공간을 좌우할 휠베이스를 이전보다 35㎜ 늘렸다. 전장과 전폭, 전고 역시 모두 10㎜씩 키웠다. 실내공간이 대형 SUV 부럽지 않다. 시승차로 제공됐던 6인승 모델의 2열에는 대형 SUV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독립시트가 적용됐다. 3열 탑승객이 좌석을 접고 다니는 불편함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성인이 3열에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공간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무리 없을 것으로 보인다. 좌석에 여유가 있다면 평소에는 눕혀놓고 짐을 적재해도 된다.

외관은 항상 호불호가 갈린다. 쏘렌토의 전면부를 보자니 신형 K5의 라디에이터그릴이 떠오르고, 뒤태를 보면 미국 전용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연상된다. 뒤태에서 볼 수 있는 세로 형태의 후미등이 꼭 닮았다.

'세로' 형태는 운전석과 조수석 내 공조장치에도 고스란히 옮겨왔다. 실내는 중앙에 설치된 10.25인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와 운전석 12.3인치 클러스터가 하나로 이어진다. 변속기는 돌출된 원을 돌려서 조작하는 '다이얼식'을 적용했다. 바로 뒤 주행모드 역시 다이얼식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험로 주행 모드의 경우 가운데 원을 한 번 눌려 조작하면 된다. 험로 주행 모드는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처음 적용됐었는데, 눈길, 진흙길, 모랫길 등 지형에 따라 차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다만 국내 도로 특성상 활용도가 높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다.

기아차는 4세대 쏘렌토의 주 수요층으로 30대와 40대 '가장(家長)'을 겨냥했다. 실제 영업일 기준 18일간 받은 사전계약 2만6000여 대 가운데 60% 이상이 이들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마케팅에서 약발이 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쏘렌토는 '형제' 싼타페를 넘어서야 한다는 태생의 한계를 지닌다. 성패는 싼타페의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기존 싼타페와 차별화를 꾀했던 '강인함'을 세련되게 풀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하이브리드차 제품군이 아킬레스건이다. 현재 판매 중단 중인 쏘렌토와 달리 현대차는 싼타페의 완전변경모델을 출시하며 하이브리드 제품군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김양혁기자 mj@dt.co.kr

[시승기] 3040 아빠들의 선택 ‘쏘렌토’…강인함에 세련미까지 갖췄다 — 기아자동차 쏘렌토. <기아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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