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한화손보, 대표이사 이사회의장으로 선임
반면 삼성생명·삼성화재, 사외이사를 이사회의장으로 선임
보험사들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에 미적대고 있다.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금융사들은 사외이사 중 의장을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배구조 투명화와 이사회 권한 강화 등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9일 보험업계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7일 이사회 의장에 양종희 대표를, 선임 사외이사에 황해선 사외이사를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24일 이사회 의장에 장 커디스 대표이사를, 선임 사외사에 김정대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앞서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19일 강성수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에, 방영민 사외이사를 선임사외이사에 선임했다.
금융사들은 지난 2016년 8월 개정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금융사들은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물론 예외적으로 사외이사가 아닌 자도 의장으로 선임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사유를 공시하고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별로도 선임하면 된다.
이들 보험사들은 사외이사가 아닌 보험사 대표 등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것에 대해 전문성과 효율성 등을 이유로 꼽는다. 푸르덴셜생명 측은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의 소집과 안건의 주재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이사회 안건, 운영 등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이사가 의장으로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손보 측은 "원활한 이사회 소집과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을 위해 사내이사인 강성수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을 모르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할 경우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보험이라는 업권 특성상 전문적인 지식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보험사들도 있어, 이 같은 이유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이사회 의장에 강윤구 사외이사를, 삼성화재는 박대동 사외이사를 선임한 바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신제윤 사외이사를, 동양생명은 푸징수 기타비상무이사 등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 투명성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험사들도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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