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안한 '미생물 병원체 검출을 위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기법'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되면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진단기기에 대한 신뢰를 더욱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에서 관련업계의 수출 활로도 트일 것으로 보인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번에 국제표준화기구 의료기기 기술위원회(ISO/TC 212)에서 국제표준안(DIS)으로 승인된 PCR 기법은 다양한 감염병 진단에 사용할 수 있는 핵산증폭방식 체외진단검사에 대한 전체 절차와 방법을 정의한 것이다.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에 적용된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기법 또한 이 표준을 적용할 수 있는 검사기법이다. 이로써 해당 기법을 적용한 체외진단 검사기기에 사용되는 국제표준 개발은 우리나라가 주도하게 된다.
이번 국제표준안이 최종 승인되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진단 역량의 국제적 위상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속한 진단으로 코로나19 확진자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 상대적으로 한국의 방역 역량을 높였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국산 진단키트 수입을 원하는 전 세계의 요청도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8일 국내 관련 업체들의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미국 FDA의 사전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힌 바 있다. FDA 공식 승인을 획득하게 되면 대(對) 미국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수준으로 번지면서 이달에만 9개국 정상과 통화를 했다. 외국 정상들은 진단키트 수출과 한국의 방역 자료 공유를 요청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물품 해외진출 지원 관계부처 TF'를 구성해 국산 진단키트를 요청한 각국 현황을 공유하고 지원체계 및 수급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외교 경로를 통해 국산 진단키트 수입을 문의하거나 요청한 곳은 50개국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 당국은 "한국산 진단키트는 6시간 내 결과를 알 수 있고 신뢰도 높은 36만건의 데이터가 누적돼 해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기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 관련 물품이 인천공항 근처 물류 창고에 보관돼 있다. <외교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