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정국의 막이 오르면서 여야의 총선 전략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각각 '이낙연 카드'와 '김종인 카드'를 내세워 총선 승리의 깃발을 거머쥐겠다는 구상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체적인 홍보·유세 전략을 발표했다. 윤 사무총장은 "4·15 총선은 촛불 혁명의 완성이자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통해 새 미래로 가는 관문과 분수령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치러지는 사상 초유 선거"라며 △비방 및 막말 자제 등 공감과 책임의 언어 사용 △온라인 유세 강화 △스마트 콘텐츠 활용 등의 선거 유세 방법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운동 과정에서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해찬 당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와 이 전 총리의 메시지를 가능하면 매일 후보들의 유세 차량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불출마 신분을 활용해 비례대표용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유세에도 집중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탓에 선거 운동에 비교적 자유롭다. 불출마를 선언한 이 대표에게는 '타당 선거운동 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는 출마지인 서울 종로를 중심으로 전국 선거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서 민주당 바람을 일으키는 동시에 다른 선거구 후보를 지원하는 '리더'이자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전 총리가 현재 고용진 의원(서울 노원갑), 고민정 후보(서울 광진을), 이소영 후보(경기 의왕·과천) 등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통합당은 황교안 당 대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최전선에 선다. 황 대표는 종로 출마 선언으로 이 대표와 달리 전국구 선거 지원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경제대책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당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야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를 이뤄내겠다"며 "국회 의석 과반 정당을 만들어 6월 개원국회 개시 1개월 내에 코로나 비상경제 대책을 완결해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정부 경제 심판론'을 들고 본격적으로 선거 체제에 돌입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문 정부를 겨냥해 "지난 3년간 잘한 것이 하나도 없고 나라를 경영할 능력도 없다는 걸 스스로 드러낸 정권은 심판받아 마땅하다. 그거 못하면 이 나라는 예측불허의 상황에 빠질 것"이라며 "정부·여당의 무능과 부도덕함은 이미 국민 마음속에서 심판이 끝나있다. 저들은 심판을 예감하고 떨고 있다. 투표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통합당은 공천 과정에서 있었던 잡음을 김 위원장으로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종로에 위치한 황 대표 캠프에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김 위원장이 통합당에 들어와 힘이 많이 된다. 특히 최근에 힘겨운 일들이 많았는데 그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많은 격려가 된다"며 "우리의 목표는 반드시 총선에서 이긴다는 것"이라고 했다.
보수 통합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유승민 통합당 의원도 가세했다. 유 의원은 이날 지상욱 의원(서울 중·성동을), 김웅 후보(서울 송파갑)의 선거사무실을 잇따라 방문해 힘을 실어줬다.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총선 준비에 여념이 없다.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 정당들이 자기 진영의 지지층만 동원해서 승부를 보려고 한다면, 정직하고 진짜 능력 있는 신생 정당은 국민의 관심을 받아볼 틈도 없이 무관심, 묻지 마 선거에 휩쓸려 가버릴 수 있다"며 "선거기간 내내 모든 원내정당이 참여하는 분야별 릴레이 토론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자"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전 국민 100만원 재난기본소득 지원 등의 코로나19 민생지원 및 일자리 지키기 대책을 발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후 전북 남원시 춘향골공설시장에서 유권자와 만나기 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황교안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 황 대표와 이야기하면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