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트럼프… `일부 州 강제격리` → `여행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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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트럼프… `일부 州 강제격리` → `여행경보`

김광태 기자   ktkim@
입력 2020-03-29 18:46

트럼프, 주지사들과 협의 직후
"격리 필요하지 않아" 입장 바꿔
강한 반발·공황 상태 감안한 듯
"경제활동 조기 재개땐 大選 악재"
최측근 경고엔 태도 변화 없어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 출항식에 참석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핫 스폿(Hot spot·집중발병지역)'이 된 뉴욕 등 3개 지역에 강제격리 명령을 검토했다가 곧바로 철회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12만명을 넘어서자 다른 주로의 이동제한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제격리 명령을 철회하는 대신 '강력한 여행경보'를 지시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나는 지금 그것(강제격리)을 고려하고 있다. 그것을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지만, 오늘 그것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기간, 뉴욕에 2주, 아마 뉴저지, 코네티컷의 특정 지역"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위터를 통해서도 "나는 '핫 스폿'인 뉴욕, 뉴저지, 그리고 코네티컷에 대해 격리를 검토 중"이라면서 "어떻게 해서든 곧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사태 지원을 위해 이날 뉴욕으로 출항 예정인 미 해군 병원선 '컴포트(Comfort)' 호의 출항식에서도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은 '핫 에어리어(area)'이기 때문에 우리는 곧 발표할 것"이라면서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플로리다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많은 뉴요커들이 (플로리다로) 내려가기 때문에, 그것은 여행 제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강제격리 문제와 관련,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및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등과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추가 트윗을 올려 "격리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입장을 번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의 추천에 따라, 그리고 뉴욕·뉴저지·코네티컷 주지사들과의 협의에 따라 난 CDC(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강력한 여행경보를 발령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는 주지사들이 연방정부와 협의해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역 정치 지도자들의 강한 반발은 물론 강제격리로 유발될 수 있는 극심한 공황 상태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 후, 봉쇄 조치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란 게 AFP통신의 분석했다.

한편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적 거리 두기' 가이드라인 적용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측근마저 경제활동 조기 재개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 공화당에선 자칫하면 대선 및 상·하원 선거에 최악의 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크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레이엄 의원은 보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고 미국의 경제활동을 너무 빨리 재개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잇단 사망의 책임을 모두 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지난 23일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완화할 뜻을 내비쳤다. 4월 12일 부활절 이전에 미국을 정상화하고 싶다고 공개 발언하기도 했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는 수정된 권고안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은 28일 오후 8시30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환자가 12만1117명, 사망자는 2147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확진자 1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하루 새 2만명 가까이 늘어 12만명대로 올라선 것이다. 사망자 수는 이틀 만에 2배로 급증했다. 미국은 지난 26일 중국과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으며, 앞으로도 감염자와 사망자의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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