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확진자 나온 병원 차단 불구
또 다른 병원 환자들 집단감염
외부접촉도 없어 감염경로 비상
대구에서 외부 접촉이 거의 없었던 정신병원 폐쇄 병동 환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무더기로 감염돼 감염 경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대구시에 따르면 달성군에 있는 대실요양병원과 제2미주병원에서 현재까지 각각 90명, 75명 등 총 165명이 확진됐다.
두 병원은 지상 12층짜리 같은 건물에서 위, 아래로 나란히 입주해 있다. 대실요양병원은 건물 3∼7층에, 제2미주병원은 8∼11층에 있다.
대실요양병원에선 지난 18일 병원 종사자 2명이 확진된 사실이 확인됐고 19일 8명, 20일에는 총 52명으로 확진자가 늘었다.
제2미주병원의 경우 지난 20일 보건당국의 전수조사 계획이 세워져 21일 종사자 72명부터 검사를 실시했고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6일에 환자 1명이 확진됐고, 27일에는 50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문제는 제2미주병원 환자 대부분이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어 외부 접촉이 거의 없었는데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감염경로와 관련해 이 병원 첫 확진자가 대구의료원에서 옮겨 온 환자라는 점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해당 환자(61세)는 코로나19 치료 거점 병원인 대구의료원 병상 확보를 위해 지난달 21일 제2미주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이 환자가 첫 증상을 보인 것은 지난 24일로 병원을 옮긴 지 한 달여가 지나서였다.
또 대구의료원에 입원했을 때 병실 구조상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건당국은 이 환자가 감염 매개자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음으로 거론되는 것은 제2미주병원 환자 등이 이미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실요양병원 환자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다.
하지만 제2미주병원과 대실요양병원을 연결하는 계단은 차단돼 있어 걸어서 드나들 수 없는 상태다.
두 병원 직원들이 같은 엘리베이터를 사용해 왔지만, 지난 19일 대실요양병원 무더기 확진자 발생 직후 엘리베이터 사용을 엄격히 제한했다.
보건당국은 두 병원 확진자들의 감염경로 파악을 위해 폐쇄회로(CC) TV 분석에 나선다. 이달 초부터 병원 건물을 드나든 사람을 파악하고, 환자 면회자 등 출입자 명단도 확보해 분석에 나설 계획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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