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맞물려 부동산 시장 침체
로또 청약 광풍 예년만 못할듯
<이상현 기자 ishsy@>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올해 첫 분양을 앞둔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초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부동산 대책에 이어 코로나19 여파까지 이어지면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호가와 실거래가가 동반하락하면서다.
강남 재건축 단지에 쏠렸던 '로또' 청약 광풍도 예년만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9일 롯데건설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4차를 재건축하는 르엘 신반포는 오는 30일 1순위 청약 접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청약일정에 돌입한다. 이 단지는 올해 강남권 첫 재건축 분양 단지이자, 민영 아파트다.
강남 재건축 분양 아파트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수 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어 '로또 청약'으로 불렸지만, 올해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분위기가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A의 분양가는 15억2400만~16억7200만원 선이다. 단지 주변 신반포2차의 전용면적 79㎡평형의 1월 실거래가가 23억7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시세차익만 7억~8억원 가까이 되는 셈이다.
2018년 준공된 신반포자이 역시 지난해 8월 전용면적 84㎡평형이 25억5000만~26억4500만원에 거래돼 르엘 신반포의 분양가와 약 1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흔들리면서 시세가 떨어지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로또청약 단지들의 시세차익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12월 23억~23억5000만원에 실거래되던 전용면적 84㎡평형이 지난달 최저 20억5000만원까지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며 시세가 급락했다.
르엘 신반포가 들어서는 잠원동 주변에 위치한 잠원 동아아파트 역시 전용면적 84㎡평형이 지난해 11월 최고 20억3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이달에는 19억3000만~19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시세가 떨어졌다.
최근 코로나19여파와 지난해 고가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규제가 맞물리면서 시장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3월27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변동률은 전주대비 0.19%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아파트가 1주일 사이 0.19% 가까이 떨어진 적은 지난해 3월15일(-0.22%) 이후 약 1여년 만이다.
이렇게되자 올해 첫 강남 재건축 단지의 기대감도 예년보다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지난해만 하더라도 같은 르엘 브랜드의 르엘 신반포 센트럴이 82대 1, 르엘 대치가 21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실제 최근 새 아파트 분양가가 꾸준히 오르던 것과 대조적으로 르엘 신반포의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분양된 르엘 신반포 센트럴(3.3㎡당 4891만원)보다 낮은 평당 4849만원으로 책정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이긴 하지만 단지 규모가 워낙 작다보니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고민할 여지가 있다"며 "그래도 강남권 단지이다보니 인기는 여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보다는 소폭 청약경쟁률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거래위축으로 시장을 리드하는 강남권 집값 하락세가 장기화될 경우, 이와 연동해 서울 비강남, 수도권 지역의 집값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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