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블레이저' 경쟁력 입증
2월 수출물량 1만대 넘어 3위
판매목표 30만대 중 80% 수출
美출시 준비… 변수는 코로나
한국지엠(GM)이 지난 2018년 정부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의 지원을 받고 약속한 첫 번째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의 기세가 심상찮다. 3년 연속 수출왕 자리를 꿰찼던 트랙스의 바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작년 국산차 '수출왕'을 기록했던 현대자동차 코나를 바짝 추격 중이다.
3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완성차 가운데 수출 월 기준 수출 1만대를 넘긴 차종은 현대차 투싼, 코나와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등 3종으로 집계됐다.
투싼이 1만2172대로 가장 많았고, 코나(1만937대), 트레일블레이저(1만531대) 등의 순이다. 투싼과 코나는 국내 대표 '수출 효자' 차종으로 꼽힌다. 코나는 작년 출시 2년 만에 국내 최다 수출왕에 올랐다. 현대차 투싼 역시 매년 3위권 내에 들어왔다. 누적 기준으로 보면 올해도 코나의 질주가 매섭다. 2월까지 3만1898대로, 가장 먼저 3만대 고지를 밟았다. 투싼과 트레일블레이저는 각각 2만7707대, 1만7484대로 뒤를 잇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투싼이나 코나와 달리 지난 1월 한국GM이 출시한 신차다.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한 2월 국내 최다 수출 차 3위에 오른 것은 그만큼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를 트랙스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출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트랙스는 지난 2018년까지 3년 연속 국내 최다 수출차에 오른 차종이다. 해마다 20만대 안팎의 물량을 기록했다.
특히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이 7년 만에 국내서 생산하는 차량으로, 회사 경영정상화를 책임질 모델이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시작으로 2023년 창원공장에서 생산할 신형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를 통해 연간 50만대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내부적으로 세운 목표도 공격적이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 판매 목표로 30만대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국내 판매는 20~30% 수준으로, 나머지는 수출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수출물량만 21만~24만대로 추산된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가 북미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만큼 재고 물량 확보를 위해 국내공장에서 최대한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전체 생산량 80%가량을 미국으로 실어나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GM(제너럴모터스)는 상반기 중 미국시장에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할 계획이다.
변수는 코로나19다. 현재 GM은 북미 등 주요 공장들을 닫고 있다. 해외와 비교해 선방하고 있는 국내의 경우 공장이 가동 중이기는 하지만, GM이 트레일블레이저 출시를 늦춘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5만명을 넘어서며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신차를 내놓더라도 온전히 '신차효과'를 누리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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