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개인맞춤 음악 제공
음원차트 피로감에 이탈자 늘듯
애플·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 공습
국내 음원플랫폼 설자리 좁아져
음원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세계적인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한국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음원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애플 뮤직, 유튜브 뮤직 등 해외 플랫폼의 공세로, 국내 음원플랫폼 업체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소재 공유오피스에 '스포티파이코리아'를 설립했다. 피터 그란델리우스 스포티파이 본사 법무 총괄이 스포티파이의 대표를 맡았으며, 한국 서비스를 위한 물밑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세계 79개국에서 서비스되는 스포티파이의 유료 이용자는 1억2400만 명. '음원공룡'인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이 임박하면서, 국내 음원업계도 비상벨이 켜진 상황이다.
◇음원시장 공습하는 해외 플랫폼 = 멜론·지니뮤직·벅스뮤직 등 토종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 음원시장에서 지난 2016년 유튜브 뮤직과 애플 뮤직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 뮤직은 국내 음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는 데는 실패했지만, 성장세는 눈여겨 볼 만 하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50만2523명에 불과했던 유튜브뮤직의 월간 이용자는 지난 2월 99만4380명으로 두배 가까이 폭증했다. 음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10%도 되지 않지만, 채 1년이 안되는 기간동안 유튜브 뮤직이 보여준 성장폭은 놀랄만 하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점점 커져감에 따라 유튜브 뮤직 이용자 수도 점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없이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유료 상품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할 경우, 유튜브 뮤직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다.
여기에 스포티파이까지 가세하면 국내 음원업체들의 입지가 더 좁아지게 된다. 스포티파이는 특정 앨범·플레이리스트의 곡을 무작정 재생하고 중간 중간 광고를 트는 대신 이용자들이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한다. 광고가 없고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유료 이용자의 경우 한달에 1인당 9.99달러(약 1만2000원)을 지불한다. 이용료가 비싼 편이지만 최대 6명이 함께 쓸 수 있는 가족 이용권이 한 달에 14.99달러(약 1만8000원)다. 이 요금제를 이용하면 1인당 이용료가 약 3000원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높아지는 음원차트 피로도…'취향 저격'이 뜬다=일부 가수들이 사재기를 통해 멜론 등 음원차트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내 음원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사재기 논란이 지난 몇년간 이어지면서 음원차트에 대한 피로도도 누적되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가장 큰 강점은 빅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음악 추천 시스템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스포티파이의 추천은 정확도가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국내 음원업체들은 스포티파이가 음악 추천 부문에서 차별화를 도모한다면, 음원차트에 피로도를 느끼고 있는 국내 이용자들을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음원업체 한 관계자는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은 국내 음원시장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다만 국내 음원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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