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기 칼럼] 코로나 위기, 발상 전환으로 대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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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 칼럼] 코로나 위기, 발상 전환으로 대응하라

   
입력 2020-04-20 18:40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코로나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지 6개월 만에 전 세계 학교는 문을 닫았다. 세계 초강국인 미국과 선진국의 전형이라는 유럽은 환자 수나 사망자 수가 가장 많다. 그러나 코로나의 정체는 아직도 미지수다. 코로나로 예상을 뛰어넘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 자체보다 더 무서운 병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대량실업이다. 저임금계층일수록 일자리가 사라지고 가난한 사람일수록 더 빈곤해지고 있다. 기술혁신이 아니라 희귀한 전염병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 경제위기가 일시적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는 이미 사라졌다. 예상을 뛰어넘기에 해법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코로나 경제위기는 각국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의료와 방역시스템이 예상 밖으로 허술하다. 중국은 코로나 발병국이지만 관련 정보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글로블 협력도 어렵다. 이러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은 경제성장률을 대폭 하향조정 해왔다. IMF는 올해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을 각각 -5.9%와 1.2%로 전망했지만, 미국은 지난 4주 사이에 실업자가 2000만 명을 훌쩍 넘었고, 중국의 1분기 성장은 -6.8%로 기록했듯이 실상은 더 어둡다. 우리나라도 지난 3월 사실상 실업자인 일시 휴직자가 126만 명으로 363% 증가했고, 그냥 쉬는 사람이 237만 명이고 청년은 40만 명을 넘어 사실상 전체 실업률과 청년 실업률이 각각 10%와 25%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대량실업이 초래하는 빈곤과 소득불평등도 예상을 뛰어넘는다. 미국은 코로나로 한 달 사이에 지난 10년간 노력해왔던 빈부격차 해소 노력이 수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로나 감염 불안으로 다른 사람과 접촉을 꺼려 오프라인 거래는 위축되고 집단적 노동도 피하게 된다. 대면 서비스에 종사하는 저숙련 근로자는 실업 위험이 커지고 있는 반면, 비대면 서비스의 핵심인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 숙련 근로자는 원격 노동의 기회가 늘어난다. 예상대로 우리나라도 지난 3월 일자리 감소가 저숙련·저임금 노동이 많은 도소매(-16.8만), 음식·숙박(-10.9만) 등 대면 서비스업과 20대 청년(-17만)이 가장 컸다.



대량실업의 기간도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로 보인다. 코로나는 사람의 의식과 행동은 물론 경제 질서도 바꾸어 실업을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만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코로나 이전(BC: 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AC: After Corona)로 나누어진다고 전망한다. 노동시장이 탄력적이지 못한 나라는 코로나 대량실업의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어 BC와 AC의 차이는 그만큼 더 크게 된다. 1970년대 석유 위기가 그랬다. 1960년대까지 고성장·저실업을 구가했던 유럽은 오늘날 우리나라처럼 노동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사회주의 정책 때문에 석유 위기 이후 저성장·고실업의 늪에 빠졌다.
코로나 위기관리대책은 경기침체와 대량실업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보고 수립해야 한다. 경기와 고용 회복을 신속하게 하려면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성공한다. 1970년대 석유 위기 당시 미국은 패러다임 전환 차원에서 해법을 찾았다. 일시적인 대량실업을 감수하더라도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정보화에 힘을 쏟은 덕분에 유럽의 추격을 따돌리고 고성장·저실업국가가 되었다. 당시 우리나라도 그랬다. 중화학공업으로의 구조정뿐 아니라 부가가치세와 의료보험을 도입해 고도성장과 재정안정의 기반을 강화했고, 코로나에 진가를 발휘한 의료와 방역시스템의 기초도 만들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총선 압승의 힘을 경제사회시스템의 활력을 높이는데 쏟아야 한다. 그러나 재난 기본소득 등 코로나 위기의 본질과 동떨어진 정책에 매달리고 있다. 1970년대 유럽을 몰락시킨 사회주의 정책에 향수를 느끼는데, 과감하게 털어버려야 한다. 위기관리는 경험이 중요하다.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해결한 전문가에게 경제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고 권한을 주어야 한다. 석유위기처럼 코로나 위기가 우리나라 경제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에도 보강하지 못했던 고용안정시스템도 개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것이 문 정권이 해야 할 역사적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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