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폐 속 덩어리, 과연 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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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폐 속 덩어리, 과연 암인가

   
입력 2020-05-14 18:30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과거에 다른 병원에서 말기 암으로 진단받고 내원한 환자를 입원시켜 다시 검사한 결과, 폐렴으로 진단되면서 항생제 치료를 받고 완치된 환자가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암으로 진단 내린 병원 의사를 비난하게 된다. 사실 폐렴이나 곰팡이, 기생충, 결핵 등의 감염 때 염증 부위가 덩어리를 형성하기도 하는데, 대개는 암과 어느 정도 구분이 되지만 드물게 암과 구분하기 곤란할 수 없는 형태를 보여서 전문가조차도 판단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따라서 병소의 위치에 따라 기관지 내시경 혹은 피부를 통한 바늘 삽입으로 조직을 조금 떼어내 검사를 하게 된다. 그런데 위치가 내시경과 피부 양쪽 모두 접근하기 힘든 위치에 있을 경우에는 조직검사가 쉽지 않다. 이 때는 CT 등의 방사선 소견만으로 진단을 하거나 방사선 소견만으로 판단이 곤란할 경우에는 진단 목적으로 흉강경을 하기도 한다.


결과에 따라 치료 목적의 흉강경이 다시 필요하기도 하므로 일단 수술실에서 조직을 채취하여 동결절편 검사라는 간이 검사를 통해 신속히 결과를 확인한 다음 수술 여부와 방법에 대한 결정을 수술방에서 내린 후 수술이 필요하면 그 자리에서 곧바로 수술을 하여 한 번에 진단과 수술을 하게 된다. 조직검사를 통해 암이 의심되는 부위를 조금 떼어내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암세포가 발견되면 그 것으로 확진이 되지만 떼어낸 부위에 암세포가 없어도 조직을 채취한 부위 근처에 암세포가 드물게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암이 의심된다면 다시 반복 검사를 하기도 한다.


건강검진을 할 때 필수적으로 하는 흉부 X-ray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저렴한 검사다. 심장의 모양과 크기, 폐혈관 상태는 물론 폐암이나 폐결핵, 늑막염 등의 많은 질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검사이기는 하나 정확성이 떨어져 폐에 종양이 있어도 심장 뒷부분에 있거나 병변의 크기가 작으면 발견하기 힘들다는 약점이 있다.



폐암을 포함한 거의 모든 암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지속되는 기침, 피가 섞인 가래, 호흡곤란, 흉부 통증, 쉰 목소리 등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이 증상들이 대부분의 폐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있을 때 원인 질환을 찾기 위해 CT 등의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진단이 내려진다. 조기 진단이 힘들다 보니 폐암의 경우 수술이 가능한 3기A 이전에 발견되는 경우가 20 ~ 25% 정도에 불과하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병기가 진행된 상태이면 항암치료에 의존하게 된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 환자의 22%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으로 미국에서는 매년 17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원인은 잘 알려진 것처럼 담배가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유전적 요인, 방사선, 석면, 공해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특히 2016년 국립암센터 자료에 의하면 전체 암 환자의 35%가 여성이다. 여성의 88%가 비흡연자인 점을 감안하면 담배 외에도 석면과 공해 같은 물질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먼지와 초미세 먼지도 심각하지만 하늘을 잿빛으로 만드는 황사와 같은 굵은 입자도 단순한 흙먼지가 아닌 카드뮴, 크롬, 니켈 같은 중금속과 비소, 콜타르 같은 화학물질, 석면, 탈크 같은 광물질과 결합하여 날라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들이 모두 WHO(국제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물질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연은 여전히 중요한 원인이므로 금연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흡연자가 금연을 하여도 최대 20년까지는 폐암 발생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흡연을 배우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리고 직업적으로 발암 물질에 노출되는 경우 최대한 노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에 석면이 광범위하게 사용되었기 때문에 오래된 집을 철거할 때 위험할 수 있다. 석면이 다른 발암물질과 다른 점은 일단 폐 속으로 들어가면 날카로운 석면 끝 부분이 폐 조직에 박혀서 배출되지 않는 상태로 수십 년간 있으면서 장기간에 걸쳐 암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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