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혈액항응고제 코로나19 치료 효능… 약물재창출 잇단 성과

이준기기자 ┗ 규제탓에 포기했던 신기술 실증, 연구개발특구서 꽃 피게 한다

메뉴열기 검색열기

천식·혈액항응고제 코로나19 치료 효능… 약물재창출 잇단 성과

이준기 기자   bongchu@
입력 2020-05-17 18:41

과기부 중심 2월부터 연구 수행
약물 유효성·안전성 7건 검증
치료제·백신 개발 앞당길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에서 약물재창출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에 효능이 탁월한 치료물질을 잇따라 발굴하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기존에 사용되거나, 시판 중인 약물 중에서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발굴하는 '약물재창출' 전략은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주도로 대학, 제약사, 대형병원 등이 협력해 지난 2월부터 약물재창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약물 가운데 코로나19 치료에 효능이 있는 물질을 발굴해 현재 7건에 대한 치료제 임상시험을 통해 약물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검증하고 있다.

백신의 경우 10건 이상의 후보물질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연내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로, 선행연구를 통해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는 20종의 약물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으며, 지난 3월 천식치료제로 쓰이는 '시클레소니드(제품명 알베스코)'가 코로나19 치료에 효능가 우수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현재 시클레소니드는 국내 대형병원 등에서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파스퇴르연은 최근 혈액 항응고제와 급성 췌장염 치료제 물질인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감염에 강력한 억제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나파모스타트는 파스퇴르연이 세포배양 실험을 통해 분석한 3000여 종의 약물 중 코로나19에 가장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였고, 미국에서 긴급사용이 승인된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브르'보다 수백 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스퇴르연 측은 설명했다.

특히 사람의 폐 세포를 활용해 항바이러스 효능을 분석한 결과라는 점에서 향후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면 실제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어 주목된다.


류왕식 파스퇴르연 소장은 "나파모스타트는 원래 항응고제로 사용돼 온 약물로, 코로나19 폐렴의 주요 병리인 혈전 등의 폐렴 증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화학연구원은 1500개 약물에 대한 대규모 약물 스크리닝을 수행해 렘데시비르 등을 포함한 8종의 약물에 대한 코로나19 약효 결과를 의료 현장에게 제공했다. 이 중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이 코로나19에 효능이 있고,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브르'의 효능이 가장 우수하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이와 함께 자체 발굴한 약물에 대한 영장류 실험과 임상 시험을 통해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 받아 특허출원과 함께 의료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역시 국내 산학연이 약물재창출 연구를 통해 발굴한 치료제 2건, 백신 1건 등 모두 3건의 물질에 대한 영장류 감염모델 실험을 지원해 이 달 중으로 결과 여부를 도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의 경우 빠르면 올해 말 출시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백신의 경우 후보물질 3종이 임상에 들어가면 내년 하반기 백신 생산을 목표로 총력 지원하고 있다.

한편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이 미국에서 610건, 유럽에서 24건이 진행되고 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